인수봉에 기울던 달을 잃고서 “산은 나더러/ 나를/ 부끄러워하라 하네// 산은/ 나더러/ 남을 용서하라 하네// 산은 나더러/ 사는 날까지/ 사는 것들을/ 사랑하라 하네(채희문, ‘북한산 15’ 중에서). 25년 동안 서울 우이동 골짜기에 살아왔다. 우이천 건너 쌍문동 집을 나의 첫 집이자 마지막 집으로 여겨 가꾸고 고치며 살아왔다. 서재 서쪽 창으로는 북한산 세 봉우리가 한 폭의 동양화로 집 안에 들어와, “북한산을 송두리째 창 안으로 들여놓았으니 나 같은 부자가 있겠는가?” 하고 뽐내며 4반세기를 누려왔다. 봄가을로는 새벽달이 인수봉에 걸려 산비탈을 타고 데굴데굴 굴러서 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침기도를 올리는 행복은 참으로 컸다. 국민주택들로 이루어진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는 공정한 재판에 대한 기본적인 보장장치가 만들어지기도 전에, 1999년 동티모르에서의 반인도적 범죄와 관련된 용의자의 재판이 오늘(3. 14.)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된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 재판에서 혐의자들은 반인도적 범죄를 포함에 범죄를 저지르는데 동티모르 지역의 전직 주지자와 경찰청장의 개입을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국제사면위원회는 1999년 인도네시아 보안군과 친인도네시아 민병대가 동티모르에서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를 포함한 여러 범죄들에 대해, 재판을 해야할 것을 수차례 요구하였다. 그러나 한편 국제사면위원회는 또한 재판의 과정이 공정한 국제규범에 부합해야 하며, 희생자들과 피고인의 권리가 똑같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국

"테러방지법안은 종교의 평화사상과 양립불가능합니다. 몇 번 수정됐다고는 하지 만 여전히 독소조항이 많은 악법입니다. 이러한 악법이 내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서 졸속 처리된다고 하니, 법안의 부정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어떻게든 저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급하게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전국목회자정의평 화실천협의회 총무 정진우 목사는 '테러방지법안 폐기를 촉구하는 종교인선언대 회'의 취지를 밝혔다. 인권·사회단체들, 대한변협, 국가인권위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보위원 회 여야 의원들이 12일 테러방지법안의 처리를 강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종 교계도 법안의 폐기에 발벗고 나섰다.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소속 39개 인권단체 8백여 명이 선언에 동참한 가운데, 11일 오후 2시 기

천주교 인권위원회, 불교 인권위원회, KNCC 인권위원회, 성공회 정의평화실천사제단 등 10개 종교단체는 11일 '테러방지법안 폐기를 촉구하는 종교인 선언'을 발표했다.종교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선언에서 "국정원의 테러방지법안은 국방과 사법권을 흔들 우려가 있는 '상설비상계엄법'이며 인권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며 법안의 철폐를 요구했다. 테러방지법안은 지난해 미국 9.11 테러 이후 11월 12일 국정원이 입법예고한 뒤 여러 차례의 수정을 거쳐 국회에 제출했으며 3월 12일 국회정보위에서 비공개 청문회를 거쳐 처리할 예정이다. 인권단체들은 입법 예고 후 이 법안이 인권침해 요소가 강하면서 국정원의 권한만 강화하고 있다며 반대해 왔고 대한변협과 국가인권회도 반대 의견을

주님은 당신을 비우시고 나는 채울 줄만 알고 경향잡지 - 야곱의 사다리 3월호 성염(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인수봉에 기울던 달을 잃고서 ꡒ산은 나더러/ 나를/ 부끄러워하라 하네// 산은/ 나더러/ 남을 용서하라 하네// 산은 나더러/ 사는 날까지/ 사는 것들을/ 사랑하라 하네(채희문, ꡐ북한산 15ꡑ 중에서). 25년 동안 서울 우이동 골짜기에 살아왔다. 우이천 건너 쌍문동 집을 나의 첫 집이자 마지막 집으로 여겨 가꾸고 고치며 살아왔다. 서재 서쪽 창으로는 북한산 세 봉우리가 한 폭의 동양화로 집 안에 들어와, ꡒ북한산을 송두리째 창 안으로 들여놓았으니 나 같은 부자가 있겠는가?ꡓ 하고 뽐내며 4반세기를 누려왔다. 봄가을로는 새벽달이 인수봉에 걸

2002년 2월 23일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김훈중위 4주기 및 의혹의 죽음을 당한 젊은이를 위한 추모미사] 군의문사 에서 군의문사 대책위원회 위원장이신 이철학 신부님께서 해주신 강론 내용입니다. 년 5,000여명이 넘는 정신 질환자 발생! 1,500여명의 탈영사고, 300여명 사망, 100명이 넘는 자살자 발생...국정감사를 통해 밝힌 이 자료는 우리 군의 큰 문제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구타와 괴롭힘등 일상적인 신체 정신적 폭력이 만연된 상황 속에서 군복무중인 이 땅의 젊은이들을 고통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곽형근 이경, 김대성 이병, 김기태 일병, 김명훈 이병, 김찬우 이병, 김태균 중위, 김훈 중위....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영혼들........ 이 땅의 젊은이들이 죽어

“내가 살아남는다면...” “일년의 가치를 실감하기 위해서는 재수생에게 물어보라. 한달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조산아를 낳아 키우는 어머니에게 물어보라. 한 주간의 가치는 주간지 편집인에게 물어보라. 한 시간의 가치는 데이트에 늦는 연인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일분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방금 기차를 놓친 사람에게 물어보라. 일초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방금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사람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일 밀리초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사람에게 물어보라.” 어디선가 읽었던 단편이지만 시간에 관해 날카로운 혜안을 담은 글이었다. 독자가 타고가던 자동차가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앞바퀴가 빠져나가 그 넓은길을 왼편으로, 오른편으로 지

김형태 그곳을 다녀왔다 교회와 사회 - 2002년 2월호 김형태 변호사눈 덮인 고속도로에 오가는 차는 별로 보이지 않았다. 목도리로 얼굴과 머리, 목을 친친 두른 사람들만 등에 커다란 보따리를 멘 채 하염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논이며 들 중간중간에는 작은 소나무를 깎아 만든 나지막한 전봇대들이 이리저리 비스듬히 서 있고 산은 높은 곳까지도 밭으로 바뀌어 숲도 나무도 없었다. 어둠이 내려도 마을에는 불빛이 보이지 않았다.평양을 다녀왔다. 매일 아침 대문을 나서며 늙으신 어머니께 ꡐ다녀오겠습니다ꡑ 인사드리듯, 어디 가까운 이웃이나 일터에라도 갔다 오듯 그렇게 ꡐ다녀ꡑ왔다.그전에는 저 미국 땅보다도 아프리카보다도 더 멀었던 곳, 죽어서도 가 볼 수 없으리라 여기던 곳, 내 친척 할아버지

걸어보지 못한 길 경향잡지 - 야곱의 사다리 2월호 성염(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한평생 누려온 주님의 은혜 나는 머리 끝에서부터 발끝까지 교회의 은덕을 입었다. 두고두고 주님께 감사드리는 평생의 가장 큰 은혜가 둘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살레시오회와 서울 혜화동 낙산에서 받은 가톨릭 교육이다. 중학교 1학년 때 혼자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킨 고아를 거두어 그 세 아우와 더불어 중고등학교 교육을 시켜준 분들은 살레시오회 선교사들이었다. 그것도 기숙사에 데리고 있으면서 재우고 먹이고 입히면서 말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뒤 가난하고 어렵던 시기에 교회의 덕을 본 사람들이 많겠지만 네 형제가 고스란히 교회의 손에서 키워진 사례는 또 없으리라. 그뒤로도 나의 삶은 살레시

시간이라는 은총을 타고 경향잡지 - 야곱의 사다리 2002년 1월호 성염(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 ꡒ내가 살아남는다면…ꡓ ꡒ일 년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재수생에게 물어보라. 한 달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조산아를 낳아 키우는 어머니에게 물어보라. 한 주간의 가치는 주간지 편집인에게 물어보라. 한 시간의 가치는 데이트에 늦는 연인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물어보라. 일 분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방금 기차를 놓친 사람에게 물어보라. 일 초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방금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사람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일 밀리 초의 가치를 실감하려면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사람에게 물어보라.ꡓ 어디선가 읽었던 단편이지만 시간에 관해 날카로운 혜안을 담은 글이었다. 타고 가던 자동차가 서울 광화

지난 7일 오후 7시 명동성당 별관에서는 제20회 인권주일 감사미사와 천주교인권위원회의 밤이 김승훈•김병상신부,이돈명•유현석변호사등 인권위원회 고문과 위원, 후원회원등 1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되었습니다. 또한 인혁당사건진상규명및명예회복을위한대책위원회(대표:이돈명)서는 인혁당 사건과 관련한 글들을 모은 책 [사법살인 - 1975년 4월의 학살] 출판기념회와 함께 진행되었습니다.인권주일 감사미사를 집전한 김병상신부(인천구교 부평1동성당 주임, 주교인권위원회 고문)는 "부당한 권력에 의해 인권을 침해받는 사람들이 없어져야한다"며 인권위원회의 활동이 더 많이 필요할 때이고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함을 강론을 통해 참자가들에게 부탁했습니다.인권위원회의 밤은 유시춘 상임위원(국가인권위원회)의

지난 11월 12일 국가정보원은 가칭 테러방지법안을 발의했고, 법안은 일사천리로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되었다. 그동안 시민단체는 물론 경찰, 법무부, 국방부 등의 반대가 극심하자 국정원은 두 번에 걸쳐 법안을 수정했으나, 수정된 법안 역시 민주국가에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내용일 뿐이다. 국정원은 테러행위의 개념에서 사회적목적을 삭제하고 정치적, 종교적 목적 등만을 남겼으니 시민사회단체의 집회나 시위 등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하나, 도대체 정치적목적과 사회적 목적은 무엇이 다른가. 정치적목적 없는 집회나 시위란 생각하기 어렵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이 법안에 의하면 국정원이 대테러센터를 비공개, 비밀조직으로 운영하면서 테러사건에 대해 독점적인 수사권을 갖겠다는 것이다. 범죄수사란

지난 11월 4일부터 10일까지 필리핀에서 개최된 "제 4차 아시아 천주교정의평화연대" 모임에 변연식 위원(국제연대분과위원장)이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다음은 모임에서 함께 발표한 성명서입니다.원본과 번역본을 함께 올립니다.번역은 석 일 웅 수사님께서 도움을 주셨습니다.----------------------------------------------------Statement of the 4th Networking Meeting of Catholic Justice and Peace Workers in AsiaThe 4th Networking meeting of Catholic Justice and Peace workers in Asia is being h

1.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11월 19일 14시 미얀마의 벵골만 상공에서 방콕공항에 “45분 후 방콕에 도착하겠다. 비행 중 이상 없다”는 보고를 무선으로 보낸 것을 끝으로 소식이 끊어졌다. 이런 경우 기체의 결함에 의한 추락인지, 실종인지, 폭파인지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했어야 했다. 실제 858기는 1987년 9월 2일 앞바퀴가 나오지 않아 비상동체착륙을 사는 등 과거에도 두 번씩이나 기체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고 사고기 출항은 고장수리 후 첫 출항이었는데 이러한 기체결함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인가?1-1. 858기를 통해 아부다비 공항에 내린 15명 가운데 김현희 일행을 제외한 11명의 신원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충분한 조사가 이뤄졌는가?

“내가 만약 김현희 씨의 변론을 맡았다면 적극적으로 ‘무죄’를 주장했을 것이다. 김 씨가 ‘무죄’판결을 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 정도로 이 사건은 김 씨의 진술 외에는 입증할 만한 어떤 증거자료도 없는 황당한 사건에 다름 아니다.”23일 서울시 중구 명동 천주교인권회관 3층 기자회견장. 115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한 ‘희대의 악녀’ 김현희(일명 마유미)에게 김형태 변호사는 오히려 무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고 있었다. 왜? 그것은 ‘반어’였기 때문이다.증거를 내놓아라. 김현희의 증언말고...‘그날’은 대통령 선거를 불과 3주일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민주’에 대한 열망이 국민의 가슴 속에서 타오르고 있을 때, 두려움에 찬 군사정권의 가슴도

사무처 직원 없어 위원 11명이 직접 진정 접수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수년간의 산고 끝에 25일 '초미니 국가기구'로 발족한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독립적인 국가기구로 기대를 모았던 인권위는 정원 및 직원 임용 특례규정 등의 문제에 대한 행정 부처와의 협상 난항으로 파행 업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26일부터 국민들의 진정을 접수하지만, 사무처 직원들이 없는 가운데 28일까지는 11명의 인권위원이 직접 업무를 챙겨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국가인권위 설립기획단 출범 초기에 불거졌던 일부 인권단체들과의 불편한 관계도 아직 정상적으로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 최영애 인권위 설립기획단 단장은 22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사무국 구성과 인권위법 시행령 제정 등에 있어서 행정자

1.지난 12일 국가정보원이 테러방지법안에 대해 단독으로 입법예고 한 후 이에 대한 논란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테러방지법안의 주요골자가 무엇이기에 그렇습니까?답 : 국정원에서 발표한 입법취지는 1.최근 발생되는 국제테러는 무차별 극단적으로 자행되는 전쟁수준의 "뉴테러리즘"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기존의 테러 대응체계로는 효율적인 예방·방지가 어려운 실정으로 2. 테러의 예방·방지 및 범인색출 등 전 과정을 규정한 테러방지법을 제정, 테러를 효율적·체계적으로 대처하여 테러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민의 생명 및 재산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법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의 테러와 전쟁분위기를 틈타 국정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정원이 내놓은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는 '특검제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99년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검사보를 맡았던 김형태 변호사(현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제1상임위원)는 내달 중순부터 시작될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김 변호사는 19일 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의 수사가 미진했던 것은 정치권 눈치를 본 때문일 수도 있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조사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을 수도 있다"며 "문서 등의 객관적 증거가 있는 게 아니라 엇갈린 진술만이 난무한 이번 사건의 성격을 감안해 볼 때 특검이 '독립적'으로 수사를 해도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김 변호사는 당시 특별검사보로 임명돼 활동하다가

국정원이 '대테러방지법안'을 내놓음으로써 각계에서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이 방면 연구에 힘을 기울여온 이계수(울산대 행정법) 교수에게 문제점을 들어본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지에서 테러방지대책이 강화되고 있는데?"그렇다. '9·11 테러사건'은 대단한 충격임에 틀림없으며 대다수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각국의 국가권력은 바로 이 틈을 파고들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각국 정부의 이런 대응방식은 법치국가를 열망하는 각국의 대다수 국민들에게 테러만큼이나 충격적이다. 확대되고 장기화될 '테러와의 전쟁'이 테러의 원인을 분석 없이 '강공책' 일변도로 나가고 있다." - '테러방지법'이 테러를 실제로 방지한다고 보는가? "회의적이다.

출처 : 인권하루소식(이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