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씨 어제 첫 공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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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씨 어제 첫 공판
  • 황정유
  • 승인 1991.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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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재우기 고문당해”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과 관련,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수괴)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단체 중앙위원 박노해(33·본명 박기평)씨에 대한 첫 공판이 구속 1백여 일 만인 7일 서울형사지법 대법정에서 열렸다.

서울형사지법 합의23부(재판장 김동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는 유현석·홍성우·박현철 변호사 등 9명의 변호인이 참석했으며 어머니 김옥순(65),장모 강장자(59)씨 등 가족과 학생·노동자 3백여 명이 1백80석을 갖춘 법정의 의자와 복도를 가득 메웠다.

박씨는 공판에서 2시간30분에 걸친 모두 진술을 통해 “사회주의는 한 노동자가 이 사회에 살면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인간임을 자부할 수 있도록 하는 생명의 밑바탕”이라며 “나에게 사회주의를 버리라는 것은 생명을 버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씨는 또 “안기부에서 24일 동안 조사받으면서 처음 4일간은 잠 안재우기 고문을 당했고 그 이후에도 하루 1시간밖에 자지 못했다”면서 “1∼2시간씩 정기적으로 수차례 구타도 당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1991-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