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이 낳은 비극
이건 소설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으로 고통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일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저 한 사례일 뿐이다. '국제 중동 미디어 센터(IMEMC)'에 실린 팔레스타인 최연소 수감자, 3살 아이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22일 세 살 배기 아기, 최연소 수감자가 이스라엘의 감옥에서 “석방”되었다. 아이샤는 아직 하늘색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한 번도 하늘을 바라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아이샤에게 감옥이 곧 세상 전체였고, 세상이 곧 감옥이었다.
아이샤의 유일한 죄는 “정치범”인 엄마를 두었다는 것. 아이샤를 낳은 이태프 올이안은 “적대 정당 당원”이라는 이유로 수감되었다. 22일 아이샤가 감옥 문을 나설 수 있게 되었지만, 이 건 또 하나의 ‘날벼락’이다. 이제 감옥에 갇혀 있는 엄마를 떠나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완전히 낯선 가족들과 다시 ‘친해지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이샤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70세의 할머니 움 웰리드. 아이샤의 아빠도 이틀 전 이스라엘 군에 납치되었기 때문이다.
감옥 앞에서 아이샤를 기다리고 있던 할머니는 “만약 (이스라엘 군인이) 아들을 체포를 며칠만 더 늦게 했더라도 딸 얼굴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한 번 안아보지도 못했어. 한 번 가까이 해보지도 못했어”라며 근심어린 얼굴이다.
그녀는 아이를 넘겨받아 가족에게 전해주도록 지정된 올이안의 변호사의 손을 잡고 있다. 그리고 감옥의 문이 열리고 아이가 나왔다. “오 아가, 내 손녀. 나에게 오렴.” 그리고 그녀는 세 살 배기 손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
그러나 태어나서 처음 보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 할머니가 아이샤에게는 낯설기만하다. 그리고 크게 울음을 터뜨린다.
아이샤의 변호사는 이스라엘 법에 따라 아이가 세 살이 되면 석방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경험을 한 것은 아이샤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다섯 명의 아이들이 감옥에서 태어났다. 이 중 세 명은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 즉시 풀려났으며, 한 명은 태어나자마자 사망했다.
라말라의 집에서 아이샤는 엄마를 찾느라 난리다. 할머니가 할 수 일이라고는 그저 아이를 진정시키는 일 뿐이다.
“난 너무 늙었고 당뇨도 있어. 내가 애를 돌봐야겠지만 둘 중 하나라도 풀려났으면 좋겠어” 할머니의 소망이다. “혼자서는 애를 돌볼 수도 없어.”
아이샤가 집에서 뛰기 시작한다. 그리고 엄마, 아빠의 웨딩사진을 발견한다. 물론 아이샤는 아빠를 알아보지 못한다.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며 아이샤는 말한다. “엄마, 엄마, 엄마 어디 있어?”
[민중언론 참세상] 변정필 기자 bipana@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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