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만도지부 18일 2시간 부분파업…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회사인 (주)만도의 재매각으로 외국자본과 경영진이 막대한 매각차익을 올린 가운데 해당 노동조합이 부당이익 환수를 요구하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외국자본의 부당이득 환수 주장은 대표적인 투기자본으로 꼽히는 론스타에 이어 두 번째다.금속노조 만도지부(지부장 공병옥)는 18일 "떠나가는 대주주 선세이지(Sun Sage B.V.)와 오상수 사장은 만도 직원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다"며 "이들의 부당이익을 환수할 때까지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이날 주간조와 야간조 각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였고, 평택·문막·익산 3개 공장에서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지부는 19일에도 2시간 부분파업과 구역별 토론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지부는 협상 마무리 시점까지 법정근로시간만 일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지난 16일부터 잔업과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지부의 강경대응은 지부가 배제된 채 대주주 사이의 계약만으로 인수합병(M&A)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부는 "부도난 한라계열사와 만도의 매각 과정에 공적자금 3조6천억원이 투입됐고, 이를 발판으로 선세이지가 막대한 차익을 실현한 만큼 부당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부 관계자는 "오상수 사장 등 현 경영진도 만도 매각 당시부터 경영에 참여했기 때문에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지부는 만도 양도자와 양수자에게 △고용·단체협약·노동조합 승계 △분할매각 반대 △우리사주조합으로의 일부지분 양도 △부당이익 사회환원 등을 매각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지부는 14일부터 한라건설과 현경영진을 상대로 교섭에 나섰지만, 아직 공감대가 형성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범 지부 기획부장은 "선세이지의 매각 차익은 외국자본으로 기업을 매각한 이후 불거진 국부유출의 대표적 사례"라며 "외국자본의 '먹튀'(먹고 튀기)를 막기 위해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라건설과 KCC 등이 참여한 한라컨소시엄은 대주주인 선세이지의 지분과 만도 현경영진의 지분을 다음달 말까지 인수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인수작업이 완료되면 선세이지가 7천700억원대의 매각 차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오 사장도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컨소시엄에 매각하면 196억원의 매각대금을 받게 된다.
[민중의 소리] 정청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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