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민주열사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8일 오후 5시경 4.9 통일평화재단 주최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33주기를 맞이하는 추모제에는 민주열사들의 유가족을 비롯해 통일운동가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함세웅 신부는 인사말씀에서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면서 2차 ‘인혁당 사건’ 당시 급작스럽게 집행된 사형을 떠올렸다. 함 신부는 자신이 민주열사들의 시신을 옮기던 중 경찰에게 빼앗겨 화장당하고 말았던 ‘아픈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2차 인혁당 사건 당시 사형장의 이슬로 산화한 이수병 열사의 부인, 이정숙 여사도 연단에 올렸다. 이 여사는 이수병 선생에 대해 “자상하고 착실한 남편이었다”고 회상하면서 “그이는 평생을 통일을 위해 몸을 불사른 분이었다”고 칭송했다.

이 외에도 송상진 열사의 장녀 송명희 씨가 민주열사들의 일상사진을 배경으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보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 날 문화제는 ‘사건’이 아닌 ‘사람’으로 기억하자는 예년과 다른 취지 속에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열사들의 일상 사진이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또한, 유명 민중가수인 안치환, 이지상, 우리나라가 행사 도중에 공연을 선보여 감동을 주었다.

추모제 참가자들은 열사들의 영정에 헌화한 뒤, 우리의 소원을 함께 부르며 민주화를 넘어서 통일과 평화의 시대를 염원했다.

기사입력 : 2008-04-08 14:19:36
최종편집 : 2008-04-08 21:42:11ⓒ민중의소리

윤보중 기자 bj78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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