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경비실 옥상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김소연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분회장과 유흥희 조합원이 지난 16일 녹색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날 후송은 단식자들의 건강을 염려한 금속노조와 시민·사회단체의 단식중단 요청에 따른 것으로, 금속노조는 기륭전자 비정규 여성노동자 문제를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지난 15일 열린 중앙쟁의대책위에서 기륭전자 문제 해결을 위한 안건을 상정해 향후 대책을 확정했다. 노조는 오는 19일부터 각 권역별로 이틀간 순환 투쟁을 기륭전자 앞에서 지속적으로 가질 예정이고, 기륭전자 문제를 주제로 한 전국노동자대회와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도 함께 개최한다. 이외에도 각종 홍보수단을 이용해 기륭전자의 상황을 전 국민에게 알릴 계획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금속노조는 연대단체가 아니라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분회장과 유 조합원은 67일간의 단식으로 거동이 쉽지 않아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이 준비한 간이침대에 누운 채 경비실 옥상에서 내려왔다.
최은미 조합원은 병원으로 후송되는 김 분회장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최씨는 “금속노조 간부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단식을 풀 것을 호소하는 마음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며 “김 분회장은 유 조합원과 함께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기륭전자가 상반기 공시에서 사내하도급 라인을 모두 사외하도급 라인으로 전환했고, 30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보고했다”며 “그동안 노사 교섭에서 생산라인이 없다고 주장하던 회사측의 입장과 상반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후송된 김 분회장과 유 조합원의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향후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분회 관계자는 “17일 현재 두 조합원은 응급조치를 받았으며, 폐에 물이 차는 폐부증으로 의심되던 유 조합원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향후 더 많은 검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의 중재로 기륭전자 노사는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단체교섭을 벌여왔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14일 교섭에서는 향후 재교섭 일정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분회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회사가 안건을 내면 이에 대해 노조가 논의를 하는 방식이었다”며 “앞으로는 금속노조와 분회가 교섭에서 요구를 하고 안건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정영현 기자
기사입력 : 2008-08-17 05:52:03
최종편집 : 2008-08-18 08:13:45ⓒ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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