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 경찰 탄압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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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경찰 탄압은 끝나지 않았다?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10.04.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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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장례식 추모객에게까지 소환장 남발
경찰이 용산 참사 장례식 당시 참석한 추모객에게 일반도로교통방해 위반 등으로 소환장을 발부해 논란이 예상된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용산경찰서는 지난 1월 9일 1년 만에 치러진 '용산 철거민 민중열사 범국민장'에 참여한 추모객 9명에 대해 일반도로교통방해위반 등의 혐의로 소환장을 보냈다.

당시 용산 범대위는 서울역에서 범국민장을 치루고 남일당 건물까지 노제를 진행했다. 노제에 참가한 추모객들은 경찰의 폴리스라인 통제에 따라 큰 마찰 없이 남일당 건물로 행진했다. 행진을 위한 차선을 확대해달라는 노제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약간의 실랑이는 있었지만, 범국민장으로 치러진 만큼 양측이 서로 마찰을 자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경찰은 범국민장이 끝난지 4개월이 지나서야 노제에 참가한 추모객 9명에게 체증한 사진을 증거로 소환을 통보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진상규명위원회는 전했다.

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사무국장은 "범국민장 당시 경찰이 도로를 막고 폴리스라인까지 쳐서 교통통제에 따랐고, 운구차량에 접근하는 외부사람을 막고,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흰색천으로 통제했던 운구위원들까지도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비난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이번 경찰 소환에 대해 "당일 경찰의 교통통제마저도 부정하는 어이없는 행위이자, 열사들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불법화하고 1년간의 추모행동을 본격적으로 탄압하려는 정권과 경찰의 치졸한 수작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분개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용산 참사 이후 경찰에 연행된 시민들에게 약식기소를 남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추석 명절에 문정현 신부 등 천주교 사제단이 단식농성을 들어가면서 범대위 측은 기자회견 후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가 범대위 지도부 5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중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대표와 조희주 용산범대위 공동대표, 최형국 예수 살리기 목사는 정식 재판을 청구해 다음달 7일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이외에 지난해 7~8월경 대한문 앞에서 추모 예배를 하다 연행된 시민과 3보1배를 하다 연행된 시민 등 상당수가 재판을 기다리거나 약식 기소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이처럼 용산 참사와 관련해 소환을 통보받거나 약식기소를 당한 시민들이 30~40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용산 참사와 관련돼 철거민들이 구속되어 항소심을 진행 중이고 무리한 특공대투입으로 살인진압을 자행한 책임자는 처벌되지도, 규명되지도 못한 상황에서 경찰이 유가족들과 함께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던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 소환 및 기소를 남발하고 있다"며 강력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진상규명위원회는 오는 20일 용산경찰서 앞에서 경찰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민중의소리>
이재진 기자 besties@vop.co.kr
http://www.vop.co.kr/A0000029092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