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자 위해 싸우다 억눌린 고인”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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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눌린 자 위해 싸우다 억눌린 고인” 영면하소서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11.01.1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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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명 변호사 15일 민주사회장…남양주 묘역에 안장
한승헌 “남은 자들이 역사 궤도 바로잡는 데 최선 다할 것”
▲ »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이돈명 변호사 민주사회장이 끝난 뒤 유족이 영정 사진을 들고 남양주 묘역을 향해 나서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난 11일 별세한 민주화 인사들의 동반자이자 인권변호사들의 맏형이었던 이돈명(법무법인 덕수 대표변호사) 변호사가 15일 경기 남양주시 세종로성당 묘역에 안장돼 영면에 들었다.

안장식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민주사회장’에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와이에이치(YH)무역 노동조합 지부장이었던 최순영 전 국회의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선수 회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원풍모방 노동조합 부지부장 출신 박순희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 전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고인을 따라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던 후배 변호사들과 군사독재시절 고인이 변호했던 이들이 마지막을 함께했다. 민주사회장에 앞서 윤공희 대주교의 집전으로 장례미사도 열렸다.

 

 


한승헌 전 감사원장은 추도사에서 “세속 안위를 버리고 바른 세상을 향한 일념으로 사서 고생하시며, 억눌린 자를 위해 싸우다 스스로 억눌린 자가 됐다”며 “남은 자들이 역사의 궤도를 제길로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추도사에서 최순영 전 국회의원도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노동운동을 하다 잡혀간 뒤 우리 모두 변호사 선임조차 생각 못했다. 그때 변호사님이 우리곁에 와 노동자의 큰 등불이 됐고, 우리의 곁을 지켰다”고 덧붙였다.

사회를 맡은 김형태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 ‘만세’를 외치며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씀한 게 생각난다”며 이 변호사와 얽힌 사연을 소개한 뒤 “이 변호사님이 맡은 사건들이 이제 하나씩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나는데 다시 역행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걱정했다.


<한겨레>
남양주/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589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