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평화 위해 천주교 사제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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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평화 위해 천주교 사제들이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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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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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1일 국회 기자회견 사상 최다수의 성직자 참여

강정마을 평화 위해 천주교 사제들이 뭉쳤다

 

이정미 기자 voice@voiceofpeople.org

입력 2011-10-31 11:56:47 l 수정 2011-10-31 12:12:18 

제주 해군기지 중단 촉구하는 문정현 신부

문정현 신부가31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실에서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 사제ㆍ수도자 선언 및 평화의 섬 천주교 연개 활동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제 여의도로 투쟁의 장이 옮겨왔다고 밝히고 있다.



31일 국회 정론관에서는 국회 사상 최다수의 성직자가 참여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수도자들이 정론관을 찾은 이유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기 위한 '제주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 사제, 수도자 선언'을 알리기 위해서다. 

지난 10월 1일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가 발족했다. '천주교연대'는 11월 4일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갈 예정이며, 14일에는 제주도 해군기지 중단과 백지화를 염원하는 대규모 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제,수도자 총 3,711명의 의지를 담은 '천주교연대'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진행됐다. 

특히 그간 천주교 대교구 교구장들이 사회적 이슈나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 천주교연대에는 제주교구장 강주일 주교를 비롯해 대교구 교구장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 천주교 교단내 제주 강정마을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예측할 수 있다. 

기자회견에 앞서 천주교 제주교구 고병수 신부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전국적인 문제이고 세계적인 문제로 변하고 있다"며 "아름다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제발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강정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는 "애초 제주도는 평화의 섬으로 손꼽혔다. 지금 해군기지가 건설되려고 하는 중덕해안은 절대 손댈 수 없는 중요한 곳이다. 유네스코의 생물보전지역으로 선정되었고 제주도 역시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선정했는데 일방적으로 해제되고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결국 '천주교연대'가 떴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제주해군기지는 즉각 중단되어야하고 내년 예산은 삭감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 해군기지 중단 촉구하는 문정현 신부

문정현 신부가31일 오전 여의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실에서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 사제ㆍ수도자 선언 및 평화의 섬 천주교 연개 활동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제 여의도로 투쟁의 장이 옮겨왔다고 밝히고 있다.


천주교연대는 선언문을 통해 "생명의 하느님, 평화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신앙의 이름으로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다"며 "제주의 자연유산을 온전히 지켜야겠다고 하면서 제주 최고의 청정해역을 망쳐가며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천주교연대는 "2007년 8월 '해군기지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94%의 마을주민이 반대했음에도 해군과 제주도는 공사를 강행했고 주민들의 반대를 물리력으로 탄압했다"며 해군기지 선정 과정의 불법과 비민주성을 질타했다. 

또 천주교연대는 "남방 해상교통로와 해저자원의 확보를 위해 제주해군기지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동북아 패권 유지를 위한 미군기지로 전락할 것"이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유발할 것"이라며 해군기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천주교연대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 정부의 해군기지 건설 계획 전면 철회 및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민에 대한 정중한 사과, 해군의 공사 중단과 투명한 문화재 발굴 조사, 공권력 남용에 대한 정부의 사과, 공사로 파괴된 자연환경의 복원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