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후원의 밤'에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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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후원의 밤'에 초대합니다.
  • 이호중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이사, 서강대 법학전문
  • 승인 2013.02.28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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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인권위원회 활동 25주년, 창립 20주년 기념 후원의 밤 <인권과 평화, 그 달콤한 연대>


어느덧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의 민주화 요청에 부응하여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인권증진을 목표로 1988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산하의 인권소위원회로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93년 2월부터는 독립적인 인권단체로 출범하여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실질적인 활동을 시작한지 25년이 되는 해이면서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 동안 우리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이 땅의 가난한 이들,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의 편에 서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를 실천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모든 차별과 억압, 침해에 대항하면서 인권지킴이가 되고자 하였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매주 월요일마다 무료법률인권상담을 진행해 왔고, 사형제 폐지, 군의문사 진상규명, 인혁당재건위 사건 등 조작간첩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한 활동 등을 활발히 전개해 왔습니다. 국가보안법폐지, 사회보호법폐지 등 악법철폐를 위한 사회적 운동을 지속해 왔을 뿐만 아니라, 구금시설, 사회복지시설 등 수용시설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활동에도 열심히 임해 왔습니다. 평택미군기지확장 반대, 최근의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건설반대 등 반전평화의 외침에 앞장섰으며, 용산참사의 진실규명과 강제퇴거금지 등 서민주거권확보, 쌍용자동차,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사태 등 노동자들의 생존권보장을 위한 사회적 투쟁의 현장에도 늘 천주교인권위원회가 함께 있었습니다. 우리는 차별과 침해가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암울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많은 위원과 회원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격려, 그리고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수많은 신자, 시민들의 마음이 보태졌기에 우리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지난 25년 동안 우리 사회의 인권증진에 힘을 모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전합니다. 아니,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거대자본의 착취와 공공연하게 그를 후원하는 정치권력의 횡포는 더욱 노골적으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 정치권과 자본이 결탁한 노동유연화정책이라는 것은 노동자의 삶을 처절하게 파괴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 23명의 노동자분들이 고통과 좌절 속에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최근에도 여러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희생 소식이 끊이지 않습니다. 혹한 속에서 철탑농성, 종탑농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높은 곳에 목숨걸고 올라가 ‘우리도 사람이다’라고 외쳐도 자본과 권력의 냉혹함은 꿈적도 하지 않는 세상입니다. 2009년 1월 20일 새벽에 발생한 용산참사사건은 재개발을 명분으로 내세운 건설자본과 정치권력이 서민의 생존권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도를 더해가는 억압과 착취로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이 멈추지 않습니다. 공권력은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시민의 연대운동을 폭도로 취급하면서 탄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사태에 대한 시민의 저항운동인 희망버스에 대한 탄압 등에서 보듯이, 억압과 차별에 맞서는 정의로운 목소리는 철저하게 봉쇄당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양극화가 심각해지면서 빈곤의 대물림과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으며, 억압과 차별로 인한 인권침해는 더욱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천주교인권위원회를 비롯한 인권시민사회 진영에서는 고통받는 민중의 삶에 함께 하고 그들의 소외된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모두가 함께 사는 정의로운 사회의 연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 ‘함께 살자’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구호를 외쳐야만 하는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암울하고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2002년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이런 선언을 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신 천부적 권리인 인권을 수호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소외 받고 억눌린 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며, 모든 차별과 침해에 대항하며, 공권력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를 통해 인권의 파수꾼이 될 것이다.우리는 신자들과 국민들에게 교육과 활동기회를 제공하여 다양한 영역에서 함께 인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우리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고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창립 20주년, 활동 25주년을 맞이하여 이 선언을 다시 한번 다짐해 봅니다. 비정규직,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선 이들의 투쟁, 반전평화를 외치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목소리, 지금도 억압과 차별에 시달리는 장애인과 성소수자 등 소수자의 목소리, 자본의 횡포에 당당히 맞서 추위 속에 고공농성하는 이들의 고통...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늘 함께 하겠습니다. 이 땅의 민중들과 함께 모든 이들의 인권이 존중되는 날까지 끊임없이 싸워나가겠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의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더욱 힘차고 아름다운 투쟁을 약속하기 위해 조촐한 자축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해야 할 일이 넘쳐납니다만, 이번 만큼은 우리 천주교인권위원회의 활동을 지탱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역사를 만들고 활발한 활동을 이끌어주시는 김형태 이사장님과 여러 이사분들, 위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억압과 차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밤낮없이 달려가고 열정을 다해 정의와 평화의 연대를 위해 애쓰고 있는 우리 활동가들- 김덕진 사무국장을 비롯해 강성준, 이은정, 강은주, 장현정 활동가에게 무한의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지난 25년 동안 천주교인권위원회의 힘찬 활동에 함께 해 주셨던 모든 분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천주교인권위원회에 변치 않는 마음으로 연대와 지지를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인권, 정의, 평화의 연대에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바탕으로 이 땅의 억압과 차별, 모순에 당당히 맞서 싸워나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천주교인권위원회의 활동에 함께 해주시고 적극적인 지지와 후원의 마음을 더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분들께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