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꽃 한 송이도 못 간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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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꽃 한 송이도 못 간다니요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15.04.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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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교회와 인권'

 

속절없이 사랑하는 이들 품을 떠난 이들 앞에

눈물 떨구고 꽃 드리러 가는 길.

사랑하는 사람을 더는 볼 수 없어

일 년을 천 년처럼 살아온 이들의 손 잡으러 가는 길.

그 길이 이렇게 무참하게 막혔습니다.

그 길로 몇 걸음 걷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막혀도 되는 길인 줄 몰랐습니다.

 

일 년째 세월호도 그 자리에 그대로,

진실도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진실규명은 커녕 애도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세월호를 서둘러 덮어버리려고만 합니다.

하지만 세월호를 덮는 것은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들을

고치려 손써보지도 않고 덮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가신 이들 영전에 꽃 한 송이 올리기가 이렇게 힘든 곳에서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가슴에는 계속 깊은 멍이 듭니다.

세월호 특별법이 진실규명을 위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사권을 제한시키는 정부 시행령(대통령령)은 폐기되어야 합니다.

세월호는 하루빨리 온전하게 인양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울고있는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는 길이자,

계속해서 이 사회에서 살아갈 우리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사진_ 세월호 참사 1주기였던 4월 16일과 18일에 광화문광장 일대에 설치된 경찰차벽. 2011년 경찰의 서울광장 차벽 설치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트럭 18대를 비롯해 차량 470여 대로 6중의 과도한 차벽을 설치해 시민들의 추모행렬을 막았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