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를 응원하는 천주교 신앙인들의 견해와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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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를 응원하는 천주교 신앙인들의 견해와 결의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15.12.1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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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를 응원하는 천주교 신앙인들의 견해와 결의

-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

지난 1114일 민중총궐기대회 참석을 위해 상경한 가톨릭 농민회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가 경찰이 쏜 직사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경찰은 10미터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정조준을 하고, 사람이 쓰러진 뒤에도 물대포의 직사 물줄기는 백남기 형제를 도우려는 이들에게까지 조준 가격되었습니다. 시위대를 향한 살기 어린 진압 소식을 직간접으로 접한 천주교 신앙인들은 유신 독재 시절에나 있을법한 시위대 폭력진압 소식에 당혹감과 분노를 금할 길 없습니다. 우리 천주교 신앙인들은 이 사회에서 더 이상 유예되거나 짓밟힐 수 없는 인간 존엄에 대한 신념과 비정상이 일상이 된 이 나라 정치의 정상화를 위해 우리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자 합니다.

정치 공동체의 존재 이유는 오직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데 있음에도 박근혜 정권은 출범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신과 그 주변의 이익만을 위해 권력을 유지, 강화하여 왔습니다. 대선 선거부정시비, 진실규명에는 한 걸음 진전도 이루지 못한 세월호 사건, 노동법 개악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등 이번 민중총궐기대회는 지난 2년간 쌓인 국민들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미 위헌으로 판결난 차벽을 설치하고, 국민을 향해 공격적 진압을 한 박근혜 정권의 폭력의 결과입니다.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는 불의에 두려움 없이 나아가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였습니다. 가톨릭농민회를 포함한 농민단체들이 밝힌대로 이번 결과는 우발적 사건이거나 과실이 아니며, 박근혜 정부의 대국민 전쟁이 가져온 필연적 비극인 것입니다.

수많은 세대의 허다한 사람들이 예수라는 이름을 받들어 왔지만, 그 예수를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오늘날 교회 공동체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는 몇 안 되는 예수의 제자 가운데 한 분임을 우리는 확신합니다. 지금껏 살아온 그의 삶이 이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신독재 시절 시위 주도로 제적된 이후 수녀원 잡부로 살아간 1, 수도원 수도사로 살아간 3년의 기간은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기 위한 수련의 기간이었고, 생명운동의 보루인 가톨릭 농민운동에 헌신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18 광주민주항쟁의 국가유공자 이셨지만, ‘살아 있는 자는 할 말이 없다.’ 그 또한 거부하고, 오직 생명사랑의 마음으로 농부가 되었고, 지금까지 그 마음 변하지 않고 실천하는 참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오셨습니다.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땀 흘려 일하고, 동료들과 노래하고 춤추던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가 하루 빨리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 곁으로 건강하게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며, 이 고통과 슬픔을 만들어낸 박근혜 정부에 엄한 경고를 보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박근혜 정부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 또한 적절한 책임을 다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우리의 결의

1. 이번 사건의 책임은 박근혜 정부에게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강신명 경찰청장을 파면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고 그에 맞게 책임지는 행동을 하라.

2. 공동선을 위한 연대의 길에 모범을 보인 백남기 임마누엘 형제를 따라, 또한 기억하여 행하라 명하신 우리의 믿음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 천주교 신앙인들은 기도하고 행동할 것이다.

20151123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가톨릭 농민회, 우리 신학 연구소, 인천교구 노동사목, 천주교 인권위원회,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공동체), 천주교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신앙인아카데미, 예수살이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