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원생 무료법률상담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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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생 무료법률상담을 마치며
  • 김용우 (47기 사법연수원생)
  • 승인 2017.01.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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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2일부터 16일까지 무료법률상담봉사에 참여한 47기 사법연수원생들.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들, 활동가들과 함께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겨울 법률관련봉사연수로 천주교인권위원회를 선택하여 201712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법률상담을 한 사법연수원 47기 김용우입니다. 올해는 저와 이정은 연수생이 법률봉사를 하기 위해 천주교인권위원회를 찾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천주교 신자도 아니었고 그동안 인권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진 편은 아니었지만 다른 봉사활동 기관인 법원이나 법률구조공단 같은 기관에 비해 좀 더 내면적으로 얻어갈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그동안 인권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갈증으로 천주교 인권 위원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법률봉사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번 봉사의 대부분 시간을 법률상담을 하면서 보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체계적인 인권교육프로그램도 갖춘 천주교인권위원회는 봉사하러 온 연수생에게 봉사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배우고 가는 것이 더 많게 해주었습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에서 사법연수원 30기때부터 사법연수생이 천주교 인권 위원회에 왔다고 들었는데 역시 그 전통만큼 알찬 교육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놀랐습니다.

 

첫날에는 간단한 오리엔테이션과 천주교인권위원회가 그동안 해왔던 활동들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으며, 둘째날에는 서선영 변호사님께서 집회의 자유와 관련해서 근래 기본권 침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셨고, 일터 괴롭힘의 개념과 직장내에서 이루어지는 노동자들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집회와 관련해서 명시적인 실정법과 헌법이 있음에도 실제로 경찰들이 법을 무시하면서 집행을 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우리나라의 집회 관련법은 정말 그저 보여주기 위한 장식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법의 제정만큼 중요한 것이 법의 성실한 집행과 법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셋째 날에는 법률상담을 끝내고 홍대에 가서 사형제 폐지에 대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하여 홍성수 교수님과, 박주민 국회의원의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가졌는데 사실 저는 그동안 사형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토크콘서트 후반부에 질의 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여러 가지 질문하려고 했는데 그런 기회가 없이 끝난 것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사형제폐지와 인권을 결합해서 주입식으로 강의하는 형식이었으면 지루할 뻔했지만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중간중간 가수 분들(임정득 님, 백자 님)의 공연이 곁들여 지고 출연자 분들이 대화하는 모습을 들려주는 방식을 취해서 오히려 축제 같은 분위기도 났던 것 같습니다.

 

네 번째 날에는 장애인 인권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별 생각 없이 장애인을 도우려고만 했던 저의 행위가 상대방에게는 굴욕감을 느끼게 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장애인을 도와줄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저의 생각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인권프로그램을 마치고 오후에는 법률봉사의 본 임무인 무료법률상담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법학을 공부한 시간은 많았지만 실제로 상담하러 오신 분과 대면해서 법률상담을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 긴장도 많이 되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에게 법률상담은 너무나 높은 문턱이라는 점입니다. 여기에 찾아오신 상담자 중 많은 분들은 법률적 문제가 발생했지만 유료 상담료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계속 사건의 해결을 미루고 계시다가 우연히 무료 상담 광고를 보고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법률 서비스가 정말 필요하신 분들이었음에도 그동안 어쩔 수 없이 속앓이만 하신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국가 기관들은 보통 그 기관의 활동과 관련해서 법률 상담을 하고 있음에도 대부분 상담하러 오신 분들은 거의 잘 모르고 계셨습니다. 법률 서비스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홍보하는 것도 서비스의 질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무료 서비스 제도가 있어도 이용자들이 알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상담하는 시간 내내 당황의 연속이었습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한 내용이나 연수원에서 배운 지식을 벗어나는 상담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파산 관련 상담이나 세금관련 상담은 너무 생소하여 상담하러 오신 분에게 적절한 답변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일반인 평범한 삶을 살아오신 분들에게는 민법 교과서의 여러 법적 분쟁 보다 국세나 파산 문제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상담 내용이 그동안 배운 내용이라도 정확한 답변을 드리는 것은 내가 이러려고 법공부를 했나는 생각이 들정도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첫날에는 법전만 들고 갔지만 다음날 부터는 연수원 교재를 들고 갔습니다. 상담하면서 저의 부족함을 너무 많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을 해서 어느정도 답변을 드렸을 때는 보람도 있었습니다. 상담하러 오신 분들도 별것 아닌 답변에도 고마움을 표시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4일간의 무료 법률 봉사를 마치고 이제 단 하루만의 무료 법률 봉사일정만 남아있는 상태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무적으로 일만 열심히 하고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인권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도 가지게 되었고 내면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된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법연수원 48, 49기분들이 내년에 저희의 뒤를 이어 이 곳에서 법률봉사하며 많은 것을 배워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회가 된다면 이 곳을 꼭 추천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매일 맛있는 점심과 커피를 먹고 봉사할 수 있게 해주신 천주교인권위원회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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