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청년, 탈핵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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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청년, 탈핵을 말하다
  • 양지혜 (청년초록네트워크)
  • 승인 2017.03.0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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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사고 6주기, 탈핵을 논하자

 

대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핵발전소 사고

2011311,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12일에 원전 1호기의 수소폭발 이후, 연달아 3호기, 2호기와 4호기가 폭발했다.

안전에 자신했던 도쿄전력은 참사에 무능했다. 오염된 냉각수를 처리할 방법이 없었기에 드럼통에 넣어 보관했지만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핵연료가 녹는 멜트쓰루 때문에 방사선이 너무 강해 촬영을 위해 투입된 로봇조차 고장이 나버렸다. 아직까지도 멜트쓰루에 대해선 진행 상황을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도 무능했다. 사고 이후 방사능 수치를 낮추기 위해 시행한 제염작업은 방사능과 피폭에 대한 세계 시민들의 우려를 해결하기에는 턱도 없었다. 겨우 땅의 몇 cm 흙을 퍼서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공터에 쌓아두는 일이다. 그나마도 산은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지역이라며 사실상 제염작업을 포기했다.

 

잊혀져가는 사고,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다가오는 311일은 후쿠시마 참사가 일어난 지 6년이 되는 날이다. 아베 정부는 후쿠시마 참사를 해결했다고 주장한다. 돌아오는 봄, 거주제한구역을 모두 해제하며, 피난민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는 일찍 후쿠시마로 돌아가는 자에게 더 높은 보상금도 제공하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릴 때 즈음이면 일본에서 6년 전의 311일은 아득히 잊히지 않을까?

그러나 후쿠시마 피난민들과 자연은 온몸으로 참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발하고 있다. 여전히 후쿠시마에서는 지하수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채 바다로 배출되고 있으며, 비가 오면 산위에서 민가로 방사성 물질이 쓸려내려온다.

올 해가 지나면 지금까지 아베 정부의 노력, 시간적 한계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후쿠시마 사고가 잊혀질 수도 있다. 모든 것이 정상화된 것처럼 참사는 지워질 것이다. 그러나 보다시피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후쿠시마 참사 6주기 청년 실천단이 모이게 되었다.

 

한국의 도시 청년들, 탈핵을 이야기하다

작년 7월 울산에서 규모 5.0, 9월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일어났다. 핵발전소와 3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 지진이었다.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여진은 국민들로 하여금 핵사고의 위험성에 대한 불안을 자극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2, 이미 핵발전소 인근 지역의 활성단층이 있음을 보고받았으나, 그 사실을 숨겼다. 지진이 나자 그저 규모 6.5까지 버틸 수 있도록 내진 설계되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활성단층 인근에는 또다시 신규 핵발전소인 신고리 5,6호기가 들어서려 한다. 많은 이들이 제2의 후쿠시마는 한국이 되리라 우려한다. 후쿠시마는 경주고 울산이고 우리다.

언제 핵이라는 판도라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2017년의 한국. 도시에서 나고 자라, 핵발전소와는 무관한 것처럼 느껴졌던 도시 청년들이 탈핵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매일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쓰며 살아가는 우리는 핵발전의 수혜자로 비춰진다. 도시인들이 누리는 편의 36524시간 밝게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 각종 편의시설과 점점 증가하는 1회용 물품, 나날이 달라지는 유행들, 더 많은 상품과 더 많은 소비 는 핵발전을 지속해야 할 근거로 쓰인다.

그러나 핵발전을 비롯한 성장주의 체제가 만들어내는 이 시대의 풍요는 진정한 풍요로움일까? 도시의 풍요는 우리의 것이 아니었고, 우리를 점점 빈곤하게 만들었다. 밤낮없이 가동되는 핵발전소 때문에 우리 역시 밤낮 없는 야간노동에 시달리게 되었다. 핵 발전은 우리들의 삶뿐만 아니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들의 삶까지 끌어다 쓰며 영원에 가까운 재앙을 만들어내고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위협당해야 하는 시대에서, ‘풍요착취와 같다.

 

 

 

2017년을 바라보는 실천단

2017년 파이로 및 소듐고속로, 수출용 신형연구 개발 및 실증사업에 약 1021, 39억원의 예산이 편성되었다. 즉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핵발전 수출 연구 정부예산을 쓰겠다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또 재처리된 연료를 사용할 또 다른 원전을 건설해야한다는 점에서, 날치기되듯 통과되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문제다. 올해 대선에서 모두가 탈핵 대통령을 자임하고 있다. 신규 핵발전소 건설, 노후 핵발전소 폐로, 사용후핵연료 처분, 핵재처리 실험 대응 등, 다양한 탈핵 이슈들 속에서 진정한 탈핵 대통령은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예리하게 고민해야 한다.

후쿠시마 6주기 청년실천단은 다양한 탈핵의제를 학습하고,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논의하는 것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또한 핵발전소와 성장주의 없는 생태주의적이고 평등한 공동체를 고민하고자 한다. 220, 우리는 지금 멈춰야 합니다라는 이름의 탈핵 강연을 들었다. 에너지정의행동의 이영경 활동가를 모시고 핵발전소 작동 원리, 핵폐기물 개념 등 기본적인 핵발전에 대한 정보부터,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의 참사 현황, 핵발전의 대안 등 탈핵에 대한 기초적인 공부를 진행했다. ‘머나먼 것으로 느껴졌던 핵발전소와 핵사고 등에 대해 실질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후에는 OT를 진행하며 평등하고 생태주의적인 공동체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들의 실천에 대해 함께 토론하였다.

227일에는 사용후핵연료와 관련된 학습을 진행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 및 재처리 개념에 대해 배우고, 대전광역시 유성구에서 시도되고 있는 파이로-프로세싱이라는 핵재처리 실험 현황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후, 유성에서 핵안전대책본부의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경자 님을 직접 모시고, 대전의 탈핵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전하게 폐기하는 데에 최대 ‘10만 년이 걸리는, 아무도 안전한 처분 방법을 장담할 수 없는 사용후핵연료. 청년실천단은 실질적인 토론과 고민을 통해 핵이 만들어낸 재앙의 씨앗들에 직면하는 시간이었다. 36일에는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모의토론을 진행하였다. 현실에 맞서, 핵발전에 저항하며, 핵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이후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6주기 나비행진에 함께한다. 시민들에게 참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고, 보다 구체적이고 너르게 탈핵에 대해 선전하고자 한다. 이후에도 핵 피해지역을 순회하며 이 사회의 판도라를 마주하고, 시민들에게 탈핵을 선전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참가문의 : 010-5775-5529 청년초록네트워크 양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