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은 멈추고, 평등을 확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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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멈추고, 평등을 확산하자!
  • 사월(다산인권센터 활동가)
  • 승인 2017.12.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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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사회, 물음의 씁쓸함 

2년 전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여성분이 들어와서 여기 애기 들어와도 되나요?”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들어오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건넨 후, 어떤 이의 출입이 가능한지 물어야만 하는 현실에 대해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그 당시 노키즈존은 한국 사회에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찬성의견과 함께 소란스러운 어린이와 제지하지 않는 엄마의 행동이 SNS을 통해 화제가 되었습니다. 노골적으로 표현한 이야기를 통해 일부의 모습이 전부인 것처럼 확산되었고 카페, 식당 등이 하나 둘 노키즈존팻말을 내걸던 시점이었습니다. 그 손님은 카페에 들어와서 나가기까지 굉장히 분주했습니다. 음료를 주문하며 어린이용 과자를 먹어도 괜찮은지 묻고, 어린이의 손에 과자를 쥐어주고는 바닥에 부스러기가 떨어지면 물티슈를 꺼내 바닥을 훔치고, 어린이가 말을 건네면 주위를 둘러보며 소곤소곤 이야기하자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한 시간 남짓 머무르던 손님은 떠날 채비를 한 후 유모차를 카페 한 쪽에 세우고 바닥과 테이블을 깔끔하게 닦았습니다. 손님에게 다가가 제가 청소할 테니 걱정 말고 가시라고 했지만 아니라고 대답하며 계속해서 물티슈를 꺼냈습니다. 그 날의 장면은 누군가를 배제하고 거부하는 차별의 시선이 한국 사회에 세워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요?

사람을 배제하는 일이 확산되며

그로부터 2년이 지났습니다. 차별의 이야기와 더불어 노키즈존은 확대되었고, 노키즈존뿐만 아니라 노틴에이저존 등 끊임없이 누군가를 거부하는 일들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 의류매장에서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다는 이유로 출입을 제한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매장의 관계자는 전동휠체어는 급발진의 위험이 있다고 말하며 출입을 제한했습니다. 또한 청각장애인 손님의 예약을 거부한 음식점, 인도인은 입장할 수 없다는 술집 등 누군가를 배제하는 일이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깊이 파고든 차별을 벗겨내야

차별과 혐오의 프레임이 점차 견고해지고 있습니다. 작금의 현실은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고 차별을 비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밖으로 밀어내는 차별행위는 일상에 깊이 파고들었고, 지금도 파고들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가 밀려나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머무는 공간이 누군가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우러져 살아가는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당신과 나의 만남이 보다 평등해지기 위해서는 일상 깊숙한 곳에 위치한 차별을 한 꺼풀씩 벗겨내고, 평등의 감각을 넓고 깊게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평등을 확산하는 첫걸음

차별을 차별이라고 이야기하고 모두의 권리를 주장하는 차별금지법은 평등의 감각이 길러지는 최소한의 장치가 될 것입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예약이 거부될 때, 인도인이라고 신분증을 검사하고 출입을 제한할 때 단지 운이 좋지 않아서 겪은 불쾌한 상황 등이 아니라 이것은 차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더불어 사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상황들을 발견하고 질문을 던지는 행위는 차별을 인식하는 감각으로 이어질 것이며, 사회가 보다 평등해지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차별을 마주할수록 무엇이 차별인지 알아차리며 조금씩 줄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한국 사회 도처의 차별을 인지하고, 차별사회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평등을 확산하는 첫걸음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차별의 확산을 멈추고 평등을 확산해야합니다.

128일까지 평일 오전 1130분부터 오후1시 광화문광장에서, 온라인주소 ‘bit.ly/차별금지법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대한민국 사회에서 누구도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도록 서명에 동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0월23일 차별금지법서명운동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