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성명/논평
군 의문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32개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icon 천주교인권위원회
icon 2008-09-29 15:59:51  |   icon 조회: 8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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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의문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32개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

우리는 군 의문사 유가족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지금 국방부 정문 앞에서는 처절한 단식투쟁이 9일째 계속되고 있다.
건장한 젊은이도 아니다. 초로의 나이로 접어드는 부인들이다 오로지 군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자식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하는 이들의 처절한 행동에 우리는 숙연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오늘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이들과 함께 대한민국 국군을 좀먹는 부조리와 투쟁하는 일이 우리의 사회적 책무임을 자각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꿈 많은 젊은이들은 병영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싸늘한 시체로 변하고 부모 곁으로 돌아온다. 온갖 정성으로 20여 년을 키운 자식이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고 자식 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야 하는 부모의 아픔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비극 증 가장 큰 비극이라 아니할 수 없다. 현재까지 우리의 가시권에 들어온 건수만 해도 120여 건에 달하는 군 ‘의문사’의 문제는 많은 국민의 이목을 모으면서 바야흐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는 죽음의 진실을 알려는 유가족들의 목숨 건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한다. 그리고 바로 이 젊은 ‘의문사’들의 진실을 드러내는 일이야말로 파국을 향해 치닫는 우리 사회가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확신한다.

국방 장관은 군 의문사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즉각 수용하라!
군 의문사 유가족들은 젊은 죽음들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하기 위하여 3개월 전에 국방부 장관 면담을 신청했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깝게도 장관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를 묵살하고 있다. 우리는 국방부 당국의 이와 같은 직무 유기에 대하여 엄중히 항의하는 바이다.
자식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죽기를 각오하는 이들의 처절한 행동은 결코 저절로 사그라지는 것도 아니고 힘으로 누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에 국방부가 유가족의 면담신청 묵살을 ‘해결방법’이라고 믿고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오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당국이 사태를 방치하는 동안 120개의 ‘의문사’는 200개, 500개의 ‘의문사’가 되어 더욱 정부의 목을 죄게 될 것이다. 오늘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 하는 32개 시민사회단체는 내일 50개, 100개 단체로 늘어날 것이며, 끝내 이 사회는 파국을 향한 슬픔과 분노로 뒤덮이게 될 것이다.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찾기 위한 첫걸음은 대화에 다름이 아니다. 우리는 국방부 장관이 유가족들의 면담 요청을 즉각 받아들여 진지하게 대화에 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군 의문사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방안을 제시하라!
우리는 군 ‘의문사’의 진실이 이토록 철저히 은폐되는 데는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판단한다. 그것은 군에서 발생한 의문사 사건을 군 스스로가 수사하는 근본적인 한계에서 오는 것이다. 현재 우리의 국군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만큼 공명정대하고 성숙한 조직이 아니다. 거짓, 은폐, 능청, 강압, 강변, 시체 강탈, 강제 부검……. 바로 이런 것들이 군이 이른바 ‘대한민국 국군의 명예’를 지키는 수법이었으며, 그 결과 날조된 의문사 사건 수사결과는 언제나 ‘자살, 자살, 자살’이었다. 즉 시신의 상태로 보나 죽음의 정황으로 보아 누구나가 ‘타살’이라고 확신할 수밖에 없는 사건들을 유독 국군만이 오랫동안 ‘자살’이라고 우겨왔던 것이다. 힘을 믿고 끝까지 거짓말을 밀어붙이는 이 비겁한 모습이야말로 숨길 수 없는 우리 국군의 모습에 다름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국군이 공명정대하지도 않고 성숙한 조직도 아니라는 뼈아픈 현실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결코 ‘의문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의혹이 제기된 군 장병들의 죽음을 국방부가 아닌 제3의 독립된 기관에서 처음부터 다시 조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경찰은 유가족과 단식농성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지난 6월 2일 밤 8시경 경찰은 국방부 앞 유가족들의 농성장을 사전 해산명령도 없이 공격했다. 그들은 6명의 유가족과 2명의 인권운동가를 연행하는데 있어 입에 담지도 못할 폭언은 물론이고 구타, 발길질 심지어는 머리채 잡기 등의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우리는 군에서 자식을 살해당한 부모들의 조촐한 항의행동을 유린하기 위하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부당하게 확대 해석하면서 무려 250명의 병력을 투입하고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국민의 정부’에 깊은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6월 2일 저녁에 정권의 사병이 된 경찰이 유가족들에게 저지른 공권력의 남용과 몰상식한 폭거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지금 국방부 정문 앞에서는 군에서 자식을 살해당한 부모들의 처절한 단식투쟁이 9일째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경고한다. 이들의 피맺힌 요구를 더 이상 묵살하지 말라! 그리고 이 숭고한 자리를 더 이상 유린하지도 말라!! 우리의 이 경고를 무시함으로써 발생하는 모든 불행은 반드시 현 정권에 뼈아픈 대가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1999년 6월 4일
군 의문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32개 시민사회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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