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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광주교도소, 트랜스젠더 수용자 강제이발 지시 거부했다고 징벌방 감금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14-03-11 00:22:58  |   icon 조회: 7622
보/도/자/료

광주교도소, 트랜스젠더 수용자
강제이발 지시 거부했다고 징벌방 감금


1. 광주교도소에 수감된 트랜스젠더(MTF) 수용자 김아무개 씨가 소측의 이발 지시를 거부했다는 등의 이유로 징벌방에 감금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 지난 1월 17일 오전 9시 40분쯤 광주교도소 수용관리팀장이 위생을 위해 필요하다며 이발을 강요하자 김씨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약 35분 후인 10시 15분쯤 갑자기 기동순찰팀이 김씨가 수용된 독거실에 들어와서 거실검사를 시행하여 △보온물병덮개 1개 △모포 3개 △부채 1개를 발견했습니다. 소측은 지시불이행과 부정물품 소지 혐의로 김씨를 조사수용했고, 1월 29일 징벌위원회를 열어 금치 9일의 징벌을 의결했습니다. 이는 현행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아래 형집행법) 시행규칙 제215조 제4호에 따른 징벌 부과기준(9일 이하의 금치) 가운데 가장 엄중한 징벌을 결정한 것입니다. (별첨1. 징벌집행 통지)

3. 이에 따라 김씨는 조사수용된 때로부터 징벌이 종료된 2월 6일까지 21일간 징벌방에 감금되었습니다. 또한 김씨는 징벌기간 중 △공동행사 참가 △신문 열람 △텔레비전 시청 △의사가 처방한 의약품을 제외한 자비구매물품 사용 △작업 △전화통화 △집필 △서신수수 △접견을 제한 당했습니다.

4. 강제이발은 현행법에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습니다. 형집행법 제32조는 “수용자는 자신의 신체 및 의류를 청결히 하여야 하며, 자신이 사용하는 거실·작업장, 그 밖의 수용시설의 청결유지에 협력하여야 한다”(제1항), “수용자는 위생을 위하여 두발 또는 수염을 단정하게 유지하여야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두발이 길다고 해서 곧바로 위생 등에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이는 강제이발의 법적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한편, 법무부령인 교도관직무규칙 제33조 제1항은 “정복교도관은 수용자로 하여금 자신의 신체와 의류를 청결하게 하고, 두발 및 수염을 단정하게 하는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지도’란 권력적·법적 행위에 의하지 않고 행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행정객체에 협력을 구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이 또한 수용자의 의사에 반하는 강제이발의 법적 근거는 될 수 없습니다. 강제이발은 법적 근거 없이 수용자의 기본권인 신체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위법하며 따라서 교도관의 강제이발 지시도 정당한 지시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소측은 부당한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씨에게 금치 징벌을 결정한 것입니다.

5. 구 행형법 제23조는 “수형자의 두발과 수염은 짧게 깎는다”고 하여 강제이발의 법적 근거를 뒀습니다. 당시 법무부예규 ‘수용자 이발 등 지침’에 따라 남자 수형자는 앞머리 10㎝, 뒷머리·옆머리는 각 2㎝, 여자 수용자의 경우 단발카트형 또는 파마웨이브형으로 이발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강제이발은 인권침해라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구 행형법이 2007년 형집행법으로 전면개정되면서 강제이발의 법적 근거는 삭제되었습니다. 이미 2010년 국가인권위원회도 구치소 수용자에 대한 강제이발 사건에 대해 “타인에게 위해를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문제를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진정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고 “신체의 외형적 형상이 물리적인 힘에 의해 침해당하지 않을 자유 즉 진정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09진인4676).

6. 게다가 김씨는 2013년 9월경에도 관구계장과의 면담 과정에서 이발을 지시 받고 거부했지만 자술서만 쓰고 별도의 조치를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후 김씨는 머리카락을 틀어 올리거나 단정하게 묶고, 교도관 면담과 같은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운동이나 교육 등을 포기하고 거실에서 생활하는 등 조심스럽게 지내왔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소측은 4개월 후 다시 이발을 지시하고 지난해와는 달리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벌을 결정한 것입니다.

7. 특히 이번 사건은 트랜스젠더인 수용자에 대한 인권침해 사례이기도 합니다. 김씨는 입소할 때부터 트랜스젠더임을 밝혔고 그런 까닭에 오랫동안 독거수용 되었습니다. 김씨는 수용된 지 2년이 지났고 광주교도소로 이송되기 전 안양교도소에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여성으로서 머리카락을 기르기를 원한다고 이미 수차례 강조했음에도 소측이 강제로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위협한 것은 ‘괴롭힘’에 해당하는 인권침해입니다. 이는 수용자의 인권을 최대한으로 존중하도록 하고 있는 형집행법 제4조와 수용자가 합리적인 이유없이 성적(性的)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집행법 제5조를 위반한 것입니다. 게다가 2003년 법무부는 ‘성전환 수용자 수용처우에 관한 지시’를 통해 “성전환 수용자의 경우 신체적 특성 등으로 성희롱, 인권침해 등의 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용사동이 결정된 후에도 독거수용, 칸막이 설치, 계호보강 등 수용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별도의 상담간부를 지정하여 수시로 상담을 실시하는 등 안정된 수용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한 바 있습니다. (별첨2. 성전환 수용자 수용처우에 관한 지시)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광주교도소는 이런 처우 규정을 무시하고 트랜스젠더 수용자를 괴롭힌 것입니다.

8. 한편, 우리 단체들은 사건 당일 시행된 거실검사가 이발 요구를 거부한 김씨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징벌의 핑계를 찾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김씨가 이발 요구를 거부한지 35분 만에 갑자기 거실검사가 시행되었습니다. 부정물품으로 적발된 보온물병덮개 1개는 출소자로부터 받은 것이고 모포 3개는 김씨가 입실할 당시부터 이미 거실에 있던 것이며 부채 1개 또한 김씨가 안양교도소 수용 당시 에너지 절약을 위해 소측에서 나눠 준 것입니다. 비록 소지 허가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 물품은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거나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와는 무관합니다. 게다가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거실검사 과정에서 기동순찰팀은 “여기서 여자 흉내 내서 누구에게 예쁨 받으려 그러느냐”, “미결 수용자는 못 잘라도 기결 수용자는 강제로 삭발할 수 있다”며 모욕적이고 협박적인 말을 했다고 합니다.

9. 특히 우리 단체들은 김씨에 대한 추가 징벌을 우려합니다. 이번 징벌은 종료되었으나 김씨가 두발을 자르지 않는 한 소측이 다시 이발을 지시할 수 있으며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듭 징벌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김씨에 따르면 최근에도 일부 교도관이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계속 버텨도 언젠가 강제로 자르거나 계속 출소할 때가지 징벌을 내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10. 우리 단체들은 광주교도소의 이발 강요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행된 징벌에 대해 김씨의 요청을 받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소측은 김씨에 대한 이발 요구를 중단하고 추가 징벌도 시도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많은 취재와 보도를 부탁드립니다. 끝.


※별첨 1. 징벌집행 통지
2. 성전환 수용자 수용처우에 관한 지시
2014-03-11 00: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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