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의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차기 인권위원장이 나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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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의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차기 인권위원장이 나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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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7.1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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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의 변화를 상징할 수 있는 차기 인권위원장이 나와야 할 때이다.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사무국장

 

20주년을 맞이하는 국가인권위원회

2021년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설립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인권위는 여러 부침을 겪었다. 국가권력의 압박도 있었고, 위원장이 중도 사퇴하는 일도 있었으며, 혁신위원회까지 만들어져서 인권위의 개혁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여전히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의 등급 분류에 따르면 가장 높은 등급인 "A"등급을 받고 있고, 국내외의 평가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은 수준이 국가인권기구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촛불혁명이후에 인권위의 자성과 변화를 요구하는 혁신위원회 활동이 있었고, 이후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인선절차를 통해 시민사회 출신의 인권위원장이 인권위를 맡은 지 3년이 되는 현재도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인권위 내부에서는 이전보다 관료화가 심해지고 무기력한 상황이 더 심해졌다는 평가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인권위의 현실 속에서 차기 인권위원장이 9월에 취임함에 따라, 차기 인권위원장 인선절차가 6월부터 시작되었다.

 

절차와 결과까지 중요한 인권위원장 인선

한국 인권위는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으로부터 등급심사를 받을 때에, 인권위원장과 인권위원 선출 할 때,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인선절차가 없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서 2016년 인권위 등급심사를 앞두고 법을 개정해서 시민사회의 의견을 청취하고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명문화하였으나 강행 규정이 없어서 유명무실 했다. 의미 있는 시민사회의 참여가 인선절차에서 이뤄진 것은 2018년 인권위원장 선출 때였다. 시민사회가 자체적으로 추천한 인사들이 후보추천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절차적으로는 국제사회의 권고를 처음으로 이행하게 되는 성과를 거둔 것이었다. 이런 절차를 통해서 인권위는 최초로 여성이자 비법조인에 시민사회 출신 위원장을 맞이하게 되었고, 최영애 위원장 역시 인권위의 독립성을 지키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취임사에서 밝혔다. 그렇게 인권위는 정권의 눈치를 보던 어두운 과거에서 벗어나 제 역할을 시작하는 출발을 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최영애 위원장의 임기 3년이 끝나가는 지금, 다음 인권위원장을 뽑는 시점에서 인권활동가 73명이 참여한 설문 결과는 최영애 위원장 취임 때의 기대와는 동떨어져 있다. 인권활동가들은 현재의 인권위에 대해서 그저 그렇다란 평가를 가장 많이(49.3%)내리고 있다. 못하고 있다는 의견(잘하지 못하고 있다 16.4%, 매우 못하고 있다 4.1%)20%가 넘는다. 합치면 2/3가 인권위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인권위만의 책임은 아니고, 인권위가 의미 있는 입장을 내거나 권고를 했다는 의견도 상당수 존재하지만,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인선절차를 거친 위원장이 인권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은 인권활동가들의 대체적 평가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다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후보추천위원회를 만들고 이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들 중에서 차기 인권위원장을 선정해야할 청와대는 절차뿐만 아니라 결과에서도 국가인권기구의 수장다운 사람을 지명해야할 막중할 책임을 안게 되었다.

 

어떤 인권위원장이여만 하는가?

인권활동가들이 공통적으로 뽑은 차기인권위원장의 조건은 국가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인권현장에 직접 찾아가 인권침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차별금지법 제정과 코로나 19상황에서의 인권보호와 같은 시급한 인권의제에 잘 대응 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장관급 국가 공무원으로서의 인권위원장이 아니라, 인권침해 피해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우리의 인권을 보호해 줄 사람을 원하고 있다.

 

시민사회가 추천하고 참여한 후보추천위원회는 총 4명의 최종 후보자를 지명기관인 청와대에 전달했다. 법조인 출신도 있고, 시민사회 출신과 학자 출신도 있다. 최종 후보자 모두 우리 사회의 인권을 위해 열심히 활동해 온 훌륭한 분들이지만, 인권활동가들이 지금 이 시대에 요청하는 인권위원장의 조건에 그래도 부합하는 사람은 이 4분 중에 분명히 있을 것이라 본다.

 

후보 인선 과정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분들은 나름의 포부와 생각들을 밝혔을 것이다. 이 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청와대의 몫이다. 인사 청문회 통과여부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잣대로 차기 인권위원장을 지명하게 되겠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지표로 인권존중을 내세웠던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강력히 요청한다.

 

시민사회 출신 위원장이었지만 시민사회와 소통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부분도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인권 침해 현장에 인권위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유념해야 한다. 나이와 경력, 출신과 여타 정무적인 고려보다 중요한 것은 인권위가 원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국가인권기구로 진정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 가능성은 기존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올해 10월에 한국 인권위는 다시 세계국가인권기구로부터 등급심사를 받게 된다. 새 인권위원장은 국제사회의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지난 인권위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개혁과 변화를 이야기하게 된다. 어떤 인권위원장이 20주년을 맞이하는 인권위의 새로운 모습을 말하는 것에 적합한 사람일지에 대하여 인권활동가들의 요구조건과 함께 고려하면 해답은 나올 것으로 본다. 청와대가 이번에야 말로 인권위에 대한 시민사회의 신뢰와 기대를 다시 모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인권위원장을 지명할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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