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성명/논평
<성명서> 이주노조에 대한 표적단속을 강력히 규탄한다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08-05-13 11:14:16  |   icon 조회: 7375
성/명/서

수 신 : 귀 언론사 사회부
일 시 : 2008년 5월 9일(금)
제 목 : <성명서> 이주노조에 대한 표적단속을 강력히 규탄한다
문 의 : 배여진(인권단체연석회의 hrnet2004@gmail.com / 016-263-6920)


<성명서>

이주노조에 대한 표적단속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주노조를 상대로 한 정부의 탄압이 또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2일 정부는 이주노조 토르너 위원장과 소부르 부위원장을 각각 사무실 앞과 집에서 강제 연행해 감금했다. 우리는 이번 강제단속을 이주노조를 와해시키려는 목적 하에 자행된 명백한 ‘표적단속’으로 규정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

법무부는 이번 단속이 ‘표적 단속’이 아니라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정부합동단속반을 편성해 불법체류외국인을 단속하던 중이었다고 둘러댄다. 하지만 두 사람이 비슷한 시간대에 다른 장소에서 연행되었고 같은 버스로 청주보호소에 이송된 점, 이들이 지난달 총회를 통해 새 지도부로 선출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이는 명백한 표적 단속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이주노조 까지만 당시 위원장 등 지도부 3명의 강제 연행, 이주노조의 전신인 ‘평등노조 이주지부’의 샤말 지부장과 2005년 아느와르 이주노조 초대 위원장의 강제 연행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정부는 법무부 주도 하에 지난해 8월부터 집중 단속을 실시해 무려 4000여명 이상의 이주노동자들을 강제 연행했다. 단속 과정에서 인권침해 사례가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1월 조선족 이주노동자 권모씨가 단속에 쫓겨 건물 8층에서 추락해 사망했으며, 지난 4월 16일에는 남양주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가 3층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심지어는 퇴직금 체불 진정을 위해 노동부를 방문한 이주노동자를 노동부 직원들이 출입국사무소로 인계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이번 달부터 3개월 동안 다시 정부합동단속을 시작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만든 이주노조에 ‘법외노조’라는 딱지를 붙이고 그 지도부를 속속 연행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주노조의 정당한 노조설립신고를 반려한 것은 바로 노동부였다. 이미 고등법원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라 할지라도 노동조합을 설립할 권리가 있고 노동부의 반려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한 바 있다. 형식적으로나마 한국 노동자에게는 보장되어 있는 노동3권을 이주노동자에게는 보장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차별적 조치이다.

게다가 한국사회의 이주노동자는 고용허가제의 사업장 이동의 제한 등으로 특정 사용자에게 종속된 채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단지 체류기간을 넘겨 체류했다는 이유만으로 일터와 거리에서 영장 없이 강제 연행되어 보호소에 구금되고 추방된다. 보호소에서의 무기한 구금도 법률에 의해 보장된다. 이것도 모자라 정부는 영장 없는 강제 단속을 사실상 합법화하는 출입국관리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아예 부정하는 해외투자기업 초청 산업연수생제도도 온존하고 있다.

이처럼 인종적 편견과 단속․추방의 위협에 노출된 이주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에 참여할 권리는 노동권을 실현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권리이다. 노동조합을 통해서만 이주노동자들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요구할 권리, 장시간 노동과 위험한 노동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집단으로 사용자에게 대항할 권리를 정부와 자본에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는 단속․추방의 근거로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국민 일자리를 잠식해 노동시장을 왜곡한다 하지만 이는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를 이간질하여 폭력적 단속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차단하고 지지를 받으려는 얕은 수작일 뿐이다.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사업장 이동을 제한하고 주기적으로 강제 출국시키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저임금과 종속노동이라는 ‘노예허가제’를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단속․추방의 또 다른 이유로 외국인 밀집지역의 슬럼화를 이유로 들지만 이를 막으려면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종차별적 시선을 거두고 저임금을 시정하는 것이 먼저이지 ‘인간사냥’을 계속해 이들을 추방시키는 것이 어떻게 해결책이 될 수 있는가?

피부색이 어떠하든 국적이 어떠하든 체류자격이 어떠하든, 이 땅에서 노동하는 모든 인간은 노동자로서의 권리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가진다. 체류기간의 제한이라는 것 또한 저임금 노동력을 저항 없이 손쉽게 ‘관리’하기 위해 설정된 것일 뿐이다. ‘불법체류’를 낳는 현행법을 개선하지 않고 단속만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가 노골적으로 자본의 편에만 서겠다는 것이다. 자본의 이동은 막지 않고 노동자의 이동만을 제한하는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은 전면적인 합법화로 방향타를 틀어야 한다. 정부는 이주노조 지도부를 즉각 석방하고 합동단속을 즉각 중단하라.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실체를 인정하고 노동자가 마땅히 가져야 할 권리를 보장하라.


2008년 5월 8일
인권단체연석회의[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구속노동자후원회,광주인권운동센터,다산인권센터,대항지구화행동,동성애자인권연대,문화연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민주노동자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주주의법학연구회,부산인권센터,불교인권위원회,빈곤과차별에저항하는인권운동연대,사회진보연대,새사회연대,안산노동인권센터,에이즈인권모임나누리+,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울산인권운동연대,원불교인권위원회,이주노동자인권연대,인권과평화를위한국제민주연대,인권운동사랑방,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전북평화와인권연대,전쟁없는세상,진보네트워크센터,천주교인권위원회,평화인권연대,한국교회인권센터,한국DPI,한국게이인권단체친구사이,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전국 38개 인권단체)]
2008-05-13 11: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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