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성명/논평
모든 양심수는 즉각 석방되어야 한다. 양심수 문제를 정략적으로 악용하지 말라.
icon 천주교인권위원회
icon 2008-09-29 13:48:14  |   icon 조회: 7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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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양심수 사면’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과 여당, 법무부 등이 이에 반발하고 나오면서 갑자기 대선국면에서 ‘양심수’ 논쟁이 불거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줄곧 양심수의 석방을 요구해 왔습니다.
올해에만도 전국 차원에서 양심수 석방을 염원하는 미사를 몇 차례에 걸쳐 봉헌한 것은 물론, 김수환 추기경, 윤공희 대주교, 두봉 주교 등 천주교회의 고위 성직자들을 비롯한 수 천명의 성직자, 수도자와 수 만명의 평신도들이 양심수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 이를 대통령과 법무부에 제출한 바 있고, 양심수 석방 문제에 대해 정부에 청원하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장과 법무부 장관을 면담한 바도 있습니다. 만약 ‘이 땅에 양심수가 단 한명도 없다’면 우리 천주교회는 있지도 않은 일을 우겨대고 있다는 말입니까?
이 땅에 양심수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우리는 양심수가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소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의한 독재정권이 정권의 안보만을 위해 조작한 간첩이 아직도 감옥 안에서 신음하고 있고, 정치적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단죄된 숱한 양심수가 여전히 감옥 안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김대중 총재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정부, 여당, 언론의 태도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한국당 경선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양심수 석방’의 공약이 제시되었던 바도 있고, 신한구당 이회창 총재가 전 ․ 노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주장할 때, 신한국당 일부에서는 황석영, 진관스님 박노해, 등 양심수의 석방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습니다. 물론 김대중 총재도 한겨레, 기독교 방송 등과의 토론 때 양심수 석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왔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아무런 대응도 없었던 일부 언론과 정부, 여당이 유독 김대중 총재의 광주 발언에 대해서만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양심수 문제를 정략적으로 활용하여 색깔문제로 비화시키겠다는 음모가 숨겨져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매우 개탄스러운 일로서, 우리는 정부, 여당과 일부 언론이 이 같은 음모를 즉각 중단하기를 촉구합니다. 억울하게 감옥에 갇힌 양심수들과 그 가족의 고통을 생각할 때, 양심수 문제를 정략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비인간적인 일입니다. 국제 앰네스티는 남아공의 대통령 넬슨 만데라를 폭력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양심수로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국제 앰네스티의 기준은 엄격한 것입니다. 그런 앰네스티가 선정한 양심수가 한국에는 모두 수 백명이 있습니다. 특별히 국제 앰네스티 차원에서 석방운동이 진행중인 양심수만도 김성만, 박노해, 손유형, 이장형, 황석영씨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우리는 우리 조국의 양심수를 양산하는 인권후진국으로 머물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양심수는 가장 조속한 시일 내에 석방되고, 양심수 문제가 정략적으로 악용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양심수들과 그 가족에게 이중의 형벌을 가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1997.11.03
천주교인권위원회
2008-09-29 13: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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