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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제정의 필요성 및 의의
icon 천주교인권위원회
icon 2008-09-29 15:33:28  |   icon 조회: 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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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제정의 필요성 및 의의


황학수 (변호사, 천주교인권위원회)


1. 머리말

대한민국의 국민은 헌법과 병역법에 따라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만20세가 된 남자라면 신체검사를 받고, 거기에서 1, 2급의 판정을 받게 되는 경우 현역병으로 입대하게 되는데, 이들은 대개 대학재학이상의 고학력자이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청년들이다.

이렇게 우리의 젊은이들이 국가로부터 부름을 받고 간 군은 폐쇄된 공간이라는 특수성 등으로 인하여 구타나 가혹행위 등 폭력이 만연해 있는 인권의 사각지대로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군대내의 사망사고의 발생은 국가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는 국민개병제하에서 국가는 입대시부터 제대시까지 장병들을 보호하여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군대내에서의 사망사건이 사회문제화된 것은 1998년 2월 2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내에서 발생한 이른바 ‘김훈중위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 이전에도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입대하였다가 사망하는 사고가 빈발하였으나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건은 사망경위나 동기등 사건의 실체가 명백히 밝혀지지도 않은 채 군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조사결과 ‘자살’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었다. 이러한 군수사기관의 일방적인 조사결과는 유가족들의 불만과 사건에 대한 은폐, 조작, 축소의 의혹들을 가지는 동기가 되었다.

인간의 생명이란 가장 존귀한 것으로 죽음에 대하여 그 실체적 진실이 밝혀져야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 및 생명권 즉 인류보편의 가치인 인권의 보장과 밀접한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타살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는 사고사 및 자살사고와 군수사기관에서 자살로 결론을 내렸으나 유가족이 납득하지 못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사건’인 군의문사에 대하여 그 진상을 규명함으로써 인권을 보장하고, 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향상시키며 아울러 민주 국가의 보전과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군의문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이는 한 가정의 파괴는 물론 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고조될 것이고 이로 인한 병역거부운동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논의의 시점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군의문사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여 그 진상을 규명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그 해결할 방안들을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 하겠다.


2. 군의문사 해결을 위한 방안

가. 군의문사의 발생원인

군의문사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군대내의 사망(영외에서의 사망을 포함한 개념)에 대한 군수사기관의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데 그 출발점이 있다고 하겠다.

군수사기관의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으로

첫째, 군검찰이 지휘관으로부터의 독립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휘권과 수사권이 독립되어 있지 않아 군대내의 사망사고에 대하여 지휘관은 자신의 지휘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진실규명보다는 사건의 은폐 내지 축소를 지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다.

둘째, 군검찰의 헌병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유명무실하여 수사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셋째, 실제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인력들의 자질부족을 들 수 있다. 사건의 수사를 위해서는 초동단계의 수사가 아주 중요함에도 실제로 군대내에서의 사망사고의 경우 상당수가 현장보존이 되어 있지 않고 현장이 훼손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살을 예단하고 수사를 하며, 사망의 동기에 대한 수사도 거의 대부분 성격, 가정환경, 여자문제 등 개인적인 문제로 결론을 내려 다른 동기 부분에 대한 수사는 아예 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수사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 군의문사 해결을 위한 방안

1) 근본적인 해결책

(1) 군사법제도 개혁을 통한 군수사의 신뢰성 확보

군수사기관의 수사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군검찰의 지휘권으로부터의 독립과 실질적인 수사지휘권이 보장된 군사법제도 개혁을 통하여 군사망사고에 대한 군수사기관의 수사결과에 대하여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군의문사 문제를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2) 군사망사고처리위원회(가칭)

군대내의 사망사고 조사에 군수사기관뿐만 아니라 유족대표, 인권단체, 국가인권위원회 등 민간이 참여하여 함께 조사할 수 있는 기구를 상설화하여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군사법제도 개혁을 통하여 군수사기관의 수사가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1차적으로 군수사기관이 조사를 하고, 이에 의문이 제기된 사건에 대하여 2차적으로 이 기구에서 조사를 실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국가인권위를 통한 해결

국가인권위원회에 전담조사국을 설치하여 진상규명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초동단계에서부터의 참여는 여러 현실적인 제약때문에 결국 2차적으로 조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기 발생한 의문사에 대한 해결책(특별법의 필요성)

현재 유가족들이 민원을 제기하는 사건에 대하여는 국방부에 ‘민원제기 사망사고 특별조사단’(이하 ‘특조단’이라 한다)에서 재조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특조단의 재조사는 조사단이 군 관계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 특조단이 수사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 권한만 가졌을 뿐 강제수사를 할 수 없다는 점 등 여러 이유로 해서 재조사는 형식적인 조사에 불과해 진상을 규명하기는커녕 기존의 수사결과를 다시 한번 인정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되고 있다.

이미 발생한 의문사에 대하여는 그 결과에 대하여 유족들의 불신이 극도에 달해 있다는 점 때문에 현 제도 속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합리적인 의혹이 제기되는 군의문사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함에 있어 군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이하 ‘특별법’이라 한다)의 제정을 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제3의 기관이 진상을 규명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3. 군의문사진상규명특별법 제정 제안

가. 특별법의 의의

오랜 세월동안 군내의 사망사고에 대한 군수사기관의 부실한 수사, 설득력 없는 수사결과 등으로 불신을 자초하여 군수사기관은 신뢰성을 상실하였다. 군은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부대관리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사망자 개인의 과실, 복무 기피, 의지박약, 가정환경 등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일차적 책임을 돌리는 데 집중함으로써 그들에게 불명예라는 이중의 아픔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군의문사에 대한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요구는 당연하며 특별법의 제정을 통하여 유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통하여 의문의 죽음에 대한 그 진상이 규명됨으로써 군에 대한 신뢰회복 및 국가의 온전한 존립을 보장할 수가 있는 것이다.

나. 특별법의 핵심내용에 대한 제언

특별법의 제정에 있어서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군의문사 문제를 풀어야 할 당위성이 있기 때문에 특별법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1999년 의문사진상규명에관한특별법의 제정 경험이 있고, 이 법을 시행하는 과정에 여러 문제점들을 알기 때문에 위 법이 군의문사 특별법을 제정함에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의 설치

진상규명을 위한 기구의 설치를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하여 대통령직속 하에 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위원회의 실질적인 조사 및 수사권한의 부여

위원회가 설치된다고 하더라도 그 조사나 수사권한이 제한된다고 한다면 그 군의문사에 대한 진상규명은 요원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실질적인 조사 및 수사권한이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대인조사권한, 이와 관련한 진술서 제출 요구 및 출석요구, 감정인의 지정 및 의뢰, 관계자료와 물건의 제출요구, 실지조사, 이를 거부하였을 경우 강제할 수 있는 방안 등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3) 사무국 설치 및 조사인력의 확보

위원회를 보좌하기 위하여 사무국을 설치하고 조사 내지 수사의 전문성을 지닌 인력들의 확보가 보장되어야 한다.

4) 충분한 조사기간

위원회가 사건의 진상을 확실히 규명하기 위하여 충분한 조사기간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최소한 2년 이상의 조사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각 진정사건에 대한 조사가 위 기간 내에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경우에는 조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5) 정보제공자의 보호

군의문사의 경우 군이라는 폐쇄된 곳에서 일어나는 점 때문에 현장조사나 기록을 통하여 진상이 규명되기란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증인들의 양심선언이나 정보의 제공 등이 아주 중요하다. 만약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불이익이 있다고 한다면 사건의 진상의 파악은 요원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6) 인적, 시적 범위

특별법에 의한 조사의 인적범위의 문제는 현역 군인들의 사망사고 뿐만 아니라 전투경찰, 의무경찰 등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입대한 모든 사람들의 사망사고에도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일어난 모든 군의문사를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7) 조사 중인 사건의 공소시효 정지

공소시효는 소추가능성에 해당하는 문제로 공소시효를 정지시키는 법률이라 하더라도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96헌가2, 96헌바7, 96헌바13). 따라서 조사와 관련한 사건의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공소시효를 정지시켜야 할 것이다.

8) 조사결과에 대한 구제절차

조사결과 범죄혐의가 발견된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하게 하고, 만약 수사기관이 불기소처분을 하는 경우 재정신청권을 부여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사망이 국가가 책임이 있을 경우 관계기관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사망의 진실이 규명되지 않는 경우 징병제 하에서의 국가책임을 인정하고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5. 맺음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헌법상의 의무인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입대하였다가 당한 의문의 죽음에 대하여 그 동안 우리는 그 진상의 규명을 위하여 노력하기는커녕 이를 외면하거나 소극적인 눈으로 바라만 보았을 뿐이었다. 우리는 졸지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리고 위로하는 공동체의 일원의 역할을 하는데 다소 소홀하였음를 인정하고 이제나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는 한데 다소나마 위안을 삼고 싶다.

군의문사의 문제의 해결은 한 개인의 죽음의 실체를 밝혀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군대내에서의 폭력, 가혹행위를 근절시키는 등 장병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여 군대를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신뢰받는 선진 민주군대로, 대한민국을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국가로 발전시킬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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