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을 넘어서고 있는 미국과 나토의 유고공습은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전형적인 전쟁범죄”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 판부관의 보고에 따르면 5월 14일 현재 나토의 유고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1,200명 이상에 이르며, 부상자는 5,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망한 유고 시민 중 3분의 1이 어린이들이며 부상자의 40%가 어린이라는 사실이다. 어찌 직접적인 인명피해 뿐이겠는가? 무차별 폭격은 대부분의 사회간접 자본시설을 폐허로 만들고, 삶의 터전인 자연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앞으로 어느 누가 유고 민중의 미래를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미국과 나토는 이렇듯 인간의 존재 가치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공습을 강화해 지상병력을 투입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공격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무차별적인 민간인 살육 폭탄으로 알려져 사용이 금지된 ‘분사 폭탄’까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과 나토의 공습이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파렴치한 것이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하고 있다.
민족 청소의 재앙을 방지하기 위한 인도주의 전쟁이란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미국과 나토의 비인도적인 전쟁 앞에 전 세계인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미 미국이 취하고 있는 세계 패권 전략, 즉 유럽에의 영향력 강화의 음모를 잘 알고 있기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지금 전 세계는 발칸 반도에서 벌어 지는 전쟁이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미국과 나토에게 물으며 유고에 대한 공습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우리는 유고의 나토 공습과 같이 한반도에서도 지난 1994년 6월 미국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려 했던 것과 올 3월 북한을 공습하려 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미국과 나토의 유고 공습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력히 요구하는 것은 단지 유고 민중에 대한 인도주의적 동정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이며 인류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의 주장은 비단 이곳 한국에서만 외쳐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저 멀리 멕시코 치아파스에서 시작해, 니카라과에서, 파나마에서, 미국에서, 프랑스에서, 잔혹한 전쟁을 멈추게 하기 위한 직접행동이 “평화를 위한 세계 행동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조직되고 있다.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미국과 나토는 유고에 대한 공습을 즉각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