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성명/논평
[선언문]제주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선언문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11-10-11 14:09:05  |   icon 조회: 9353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 선언문


1. 생명의 하느님, 평화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그리고 신앙의 이름으로 우리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다. 이는 삶의 터전을 잃게 된 강정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이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결정이고, 나아가 이 땅의 생명과 평화를 애호하는 대다수 국민의 한결같은 염원이다.

2. 우선 제주의 자연유산을 온전히 지켜야겠다고 하면서 제주 최고의 청정해역을 망쳐가며 군사기지를 건설하는 이유부터 묻고 싶다. 한편으로 제주를 유네스코에 등록된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이라고 자랑하고 게다가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국제적인 홍보전을 펼치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규모 군함 정박지 건설을 위해 천혜의 구럼비를 폭약으로 깨부수고 콘크리트를 부어 제방을 쌓아야겠다니 이는 우리 시대의 탐욕과 무지가 빚어낸 무서운 죄악이 아닐 수 없다.

3. 우리가 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해군기지 선정 과정의 불법과 비민주성에서 출발한다. 정부는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공언하였으나 이 말은 사실과 다르다. 2007년 8월 20일 ‘해군기지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 마을주민 725명이 참가하여 94%인 680명이 유치에 반대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도 해군과 제주도는 공사를 강행하였고 주민들의 반대를 물리력으로 탄압하였다.

4.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해양영토를 보호하며, 남방 해상교통로와 해저자원 확보를 위해 제주해군기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간의 갈등을 줄이고 평화를 유지하는 실질적인 기반은 군사기지나 화력 따위가 아니라 공존을 도모하는 지혜로운 외교역량과 정치적, 경제적 수준에 달려 있다. 이는 세계사가 무수히 입증하는 바다.

제주해군기지가 기대와는 달리 동북아 패권 유지를 위한 미군기지로 전락할 것이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을 유발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는 매우 현실적이다. 베트남을 비롯한 남중국해 일원과 센카쿠 열도에서 벌어지는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제주의 불행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5. 공사가 시작되자마자 청동기시대 유적지가 발견되어 국회와 문화재청이 공사 중단을 권고하였는데 해군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발파작업을 강행하였다. 시일을 다투는 일도 아닌데 속도전을 감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경찰이 보여준 공권력 행사 방식은 4 ․ 3이라는 제주의 끔찍한 역사를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앞으로 폭력적인 진압과 연행, 구금 사태를 반복할 경우 우리는 더욱 강력한 불복종운동으로 이에 맞설 것을 천명한다.

6. 오늘 우리는 생명과 평화를 수호하라는 복음의 요구에 따라 ‘제주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를 발족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의 선언과 요구

하나.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한다!

둘.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계획을 철회하고, 해군기지 선정의 불법성에대하여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민에게 정중히 사과하라!

셋. 해군은 문화재청의 권고대로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문화재 발굴조사에 적극 협조하라!

넷. 국회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일체의 예산 편성과 집행을 중단하라!

다섯. 정부는 제2의 4 ․ 3을 우려하는 제주도민들의 상처를 기억하고 그간의 공권력 남용에 대해 사죄하라!

여섯. 정부는 그간의 공사로 심각하게 파괴된 자연환경의 복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라!


2011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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