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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 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2심 승소에 대한 논평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13-01-08 12:01:04  |   icon 조회: 9144
[보도자료]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 사건
국가배상청구소송 2심 승소에 대한 논평


1. 이 땅의 모든 이의 인권 보장과 평화를 염원하며 인사드립니다.

2. 유치장 수용 과정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고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습니다. 지난달 13일 서울중앙지법 제7민사부(재판장 김대성)는 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며 국가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3. 피해자 4명은 2008년 8월 15일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집시법 위반 및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어 유치장에 수용되었습니다. 신체검사 직후 경찰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규정상 브래지어를 벗어야 한다고 강요했고 당황한 피해자들은 길게는 체포시한인 48시간 가까이 브래지어를 벗은 채 유치장에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이들은 2011년 8월 10일 국가를 상대로 각각 600만원씩 모두 24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4.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조중래 판사는 당시 경찰의 탈의 조치가 법적 근거 없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자살방지 등 유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벗어나 위법하다며 국가가 원고 4명에게 각각 위자료 1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습니다. 이번 항소 기각 판결은 이명박 정부 5년간 간헐적으로 여성 유치인의 브래지어를 강제로 탈의시켜 온 경찰 관행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확인하고, 국가의 성별화된 폭력이 다시는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5. 올해 2월말에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이번 결정의 취지를 국정운영에 반영하여야 할 것입니다. 더 이상 경찰 폭력과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경찰의 관행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6. 이번 소송은 천주교인권위원회 유현석공익소송기금(이하 ‘기금’)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기금은 평생을 실천하는 신앙인으로서, 의로운 인권변호사로서, 약자들의 벗으로서의 한결같은 삶을 살다 2004년 선종하신 故유현석 변호사님의 유족이 고인의 뜻을 기리고자 출연한 기부금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별첨: 故유현석 변호사님의 걸어오신 길) 많은 관심과 보도 부탁드립니다.

[논평]

새 정부는 경찰의 불법적인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 조치 등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시정하라

2008년 촛불집회에서 연행되어 유치장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았던 피해자들이 지난달 13일 국가배상청구소송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조중래 판사는 경찰의 탈의 조치가 법적 근거 없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자살방지 등 유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최소한의 범위에서 벗어나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당시 우리 단체들은 1심 판결을 계기로 불법적인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 관행을 중단할 것과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관련 규칙 개정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바 있다.

하지만 국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항소했다. 이는 경찰이 과거에 저지른 여성 유치인의 브래지어를 강제로 탈의시켜 온 경찰 관행을 반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개선할 의지도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다. 따라서 항소심 재판부가 1심 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며 항소를 기각한 것은 당연한 결론이다.

이명박 정부 5년간 한국사회 인권의 후퇴는 국내외 시민사회에서 여러 번 지적된바 있다. 얼마 후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다. 이러한 폭력이 일어난 직접적 원인은 경찰의 자의적 재량권 행사에 따른 인권침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정부의 인권감수성 부재, 시민들의 집회 참여를 경찰의 권위적이고 불법적인 통제로 막으려고 한 이명박 정부의 인권의지 부재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경찰의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정부에게 경찰폭력에 대한 감수성, 성차별 감수성, 인권정책 실현 의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새로 출범할 정부는 이번 항소심 판결의 취지를 되새겨 불법적인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 관행을 중단시키고,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과 ‘유치장 업무편람’의 개정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더 이상 경찰의 위법,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인한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새 정부가 이전 정부와 다르게, 공권력에 대한 인권침해 방지,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의 의지가 있는지를, 피해자들과 우리 단체들은 지켜볼 것이다.

2013년 1월 8일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별첨: 故유현석 변호사님의 걸어오신 길

유현석 변호사님은 1927년 9월 19일 충남 서산군 운산면 거성리에서 출생하였다. 1945년 경성대학 문과을류(법학과)에 들어갔으나 1946년에 하향, 서산법원 서기로 일하면서 독학으로 1952년에 제1회 판사 및 검사특별임용시험에 합격하였다. 대전지방법원 판사로 시작해 법무장교, 육군고등군법회의 검찰관, 서울고등법원판사, 서울지방법원부장판사 등을 지낸 후 1966년에 한국최초의 로펌인 ‘제일합동법률사무소’를 열어 변호사의 길에 들어섰다. 70년대 남민전사건, 80년대 광주항쟁, 90년대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등 굵직굵직한 변론으로 인권옹호와 사회정의 실천에 분투하셨다.
1987년부터 1991년 2월까지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직을 역임했으며, 1991년 서울지방변호사회 법률실무연구회 운영위원장에 선임됐고, 1999년 대한변호사협회 총회의장으로 취임하였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원로회원으로, 언제나 든든한 배경이 되어 후배 변호사들에게 큰 힘을 실어주셨다.
1950년 서산성당에서 유봉운 신부님에게 세례(세례명 사도요한)를 받은 이후, 교회 안에서도 많은 일을 하셨다. 1982년부터 1986년까지는 한국 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회장, 1988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상임대표직을 맡아 활동하셨다. 그리고 천주교인권위원회를 창립해 후배를 키우신 선각자이자 1992년 이후에도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늘 천주교인권위원회에 각별한 애정을 쏟으셨다.
또한, 1992년 한겨레신문 자문위원장을 비롯해, 1997년 경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1999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고문, 2002년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등 여러 사회단체의 좌장으로 신실한 신앙인이자 용기 있는 법조인으로, 지혜로운 예언자의 모습으로 한평생을 사셨다.
199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으며,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사건의 대통령 대리인단 대표로 법정에 서신 것이 마지막 재판이 되었다.
유현석 변호사님은 2004년 5월 25일 선종하여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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