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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4차 희망버스 대법원 무죄 확정에 대한 논평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16-07-07 15:34:10  |   icon 조회: 2112
보/도/자/료

4차 희망버스 대법원 무죄 확정에 대한 논평

1. 공정보도를 위해 애쓰는 귀 언론사에 아래와 같이 보도를 요청합니다.

2. 대법원이 4차 희망버스에 대한 무죄 판결을 내놨습니다. 6월 28일 대법원 제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서 2011년 8월 서울에서 열린 4차 희망버스 행사에 참가했다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에 대한 환송 후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정씨는 2011년 8월 27일 밤 경찰청 앞에서 독립문까지 차로를 점거하고 행진하여 교통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정씨는 1심 유죄, 2심 무죄, 3심 파기환송 판결을 거쳐 환송 후 2심에서 다시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별첨1. 1심~환송3심 판결문)

3. 7월 7일 우리는 이번 판결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습니다. (※별첨2. 논평) 많은 관심과 취재 부탁드립니다. (끝)

※별첨 1. 1심~환송3심 판결문 (별도 파일)
2. 논평


별첨2 논평


희망과 연대의 발걸음은 멈출 수 없다
4차 희망버스 대법원 무죄 확정에 대한 논평

대법원이 4차 희망버스에 대한 무죄 판결을 내놨다. 6월 28일 대법원 제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서 2011년 8월 서울에서 열린 4차 희망버스 행사에 참가했다가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에 대한 환송 후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씨는 2011년 8월 27일 밤 경찰청 앞에서 독립문까지 차로를 점거하고 행진하여 교통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정씨는 1심 유죄, 2심 무죄, 3심 파기환송 판결을 거쳐 환송 후 2심에서 다시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인정한 환송 후 2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가 채증 사진 1장뿐인데 그것도 정씨가 인도에 접한 차로에서 가방을 메고 걸어가고 있는 장면일 뿐 정씨가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정씨가 단순참가자로서 시위를 주도하거나 주최자와 사전에 모의했다고 볼 수도 없어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4차 희망버스 당시 경찰은 금속노조로부터 집회신고서를 접수하고도 대부분의 행진 경로에 대해 금지통고했다. 또한 남영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까지의 행진을 방해하기 위해 집시법상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 통보’를 명분으로 남영삼거리까지의 행진만을 허용하고 그것도 편도 2개 차로만 사용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려 했다. 희망버스 행사 하루 전에야, 그것도 집회주최자나 신고자와의 연락도 없이 금속노조의 우편함에 통보서를 투입했던 것이다. 경찰은 이를 빌미로 해산명령을 하는 등 참가자들을 협박했고 행진을 방해했다.

그동안 하급심은 경찰의 조건통보가 적법하지 않았다며 거듭 무죄 판결을 해왔다. 그러나 2013년 12월 대법원 제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집시법상 조건통보는 상대적으로 집회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므로 금지통보와는 달리 집회주최자 등에게 직접 통보되지 않았더라도 그 내용을 알 수 있다면 적법하다며 원심 무죄 판결을 파기했다(2013도4485). 이후 4차 희망버스 사건에 대한 유죄 판결이 줄을 이었다. 2016년 1월에야 대법원은 4차 희망버스 승객 유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편도 2차로보다 1차로를 더 점거한 채 행진했을 뿐 경찰의 적절한 교통정리 하에 나머지 차로에서는 통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는 4차 희망버스 행사의 2일차인 2011년 8월 28일 오전 서울 독립문에서 한진중공업 본사가 있는 남영동까지의 행진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단이었다. 이번에 무죄가 확정된 정씨 사건은 4차 희망버스 행사의 1일차인 2011년 8월 27일 밤 독립문까지의 행진이다. 사건 발생 5년 만에 4차 희망버스 행진 대부분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 판결과 함께 최근 희망버스에 대한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월 15일에는 2차·4차 희망버스에서 인권침해 감시 활동을 했다가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놨다. 6월 9일에는 1차 희망버스 당시 승객들과 함께 영도조선소로 들어가 취재했다는 이유로 공동주거침입죄 등으로 기소된 기자 2명이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잇따른 무죄 판결은 희망버스 승객들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마구잡이 수사와 무더기 기소의 부당함을 뒤늦었지만 증명한 것이다. 무작위 채증사진에 근거하여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마구잡이식 기소를 하는 것은 일반 참가자들을 위축시켜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다. 이런 마구잡이 수사와 기소 관행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우리는 희망버스 사건을 맡은 다른 재판부도 이번 판결의 의미를 숙고하여 유무죄 판결에 중요한 기준으로 삼기를 기대한다.

한편 우리는 집시법상 조건통보는 집회주최자 등에게 직접 전달되지 않아도 적법하다는 2013년 12월 대법원의 판단이 반드시 뒤집어져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조건통보는 금지통고와 달리 집회 직전에도 할 수 있고 그 통보 내용을 위반하면 단순참가자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에서 경찰이 그 내용을 주최자 등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아도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대법원이 경찰에게 집회·시위를 자의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과 다름없다. 통보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주최자나 신고자는 물론 집회참가자들도 조건통보 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그 전달에 고도의 정확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상식적이다.

희망버스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그동안 27명이 구공판 기소되었고 140여명이 구약식 기소되었다. 이들이 약식명령으로 받은 벌금액수는 1억8천여만원으로 잠정 집계되었다. 희망버스 승객들은 이윤에 의해 일회용품 취급을 당하는 노동자와 그들의 목숨을 내건 싸움에 지지를 넘어서 함께 싸우는 연대를 실천했고 이를 저지하려는 탄압에 맞선 저항을 실현하고 있다. 이것은 모두가 함께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권력을 등에 업고 재벌의 손발이 된 자들의 탄압에 맞서 희망과 연대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6년 7월 7일

희망버스 사법탄압에 맞선 돌려차기
2016-07-07 15: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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