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비극의 기록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
파인텍 문제를 당장 해결하라!
▸ 수 신 : 각 언론사
▸ 발 신 : 전국 27개 인권단체 (성명 하단에 명기)
▸ 제 목 : [공동성명] 비극의 기록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 파인텍 문제를 당장 해결하라!
▸ 발송일 : 2018년 12월 21일(금)
▸ 매 수 : 총 2매
[공동성명]
비극의 기록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
파인텍 문제를 당장 해결하라!
408일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이라는 기록을 세우고서야 고용·노동조합·단체협약을 승계하겠다는 회사의 약속을 받고 땅으로 내려온 노동자가 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가 노동자들 앞에서 했던 위 약속은 휴지조각처럼 버려졌다. 그리고 박준호, 홍기탁 두 노동자는 지난해 11월 12일 새벽, 합의사항 이행을 요구하며 다시 75m 굴뚝에 올랐다. 약속을 지키라는 당연한 요구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시대이다.
문제 해결의 당사자인 김세권 대표는 두 번의 겨울을 지나는 동안 극한의 상황에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나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정부와 정치권의 철저한 무관심은 두 노동자를 더욱 고립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노조할 권리는 헌법이 규정하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사측은 정상적인 고용을 두 번이나 약속하고도 '노조 때문에 회사가 망한다'는 등 반노동적 발언과 행태를 이어왔다. 사측이 노동자들과의 약속만 지켰다면, 노동자들이 다시 하늘로 오를 일도, 땅바닥을 기고, 곡기를 끊을 일도 없었다.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다버리고, 부끄러움도 모른 채 지금까지 이 문제에 눈감고 있는 김세권 대표는 더 이상 노동자들이 감당해야 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의 무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다가오는 12월 24일이면 세계 최장기 굴뚝농성 408일의 기록이 다시 갱신된다. 유례없는 폭염과 비, 눈, 혹한을 맨몸으로 맞으며 농성했기 때문에 두 노동자의 건강은 이미 악화되어 하루하루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동료들은 408일만은 넘기지 말자며 칼바람 맞으며 오체투지로 땅을 기었고,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연대의 단식투쟁이다.
지난 박근혜 정권 아래 세워진 최장기 굴뚝농성 기록을 '노동존중사회'를 공언한 문재인 정부에서 갱신할 것인가.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를 외면한다면 '노동존중사회'의 실현은 반보도 내딛을 수 없다. 408일이라는 잔인한 기록이 새로운 정부 아래서도 갱신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노동인권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극을 되풀이할 것인가.
참담한 시간의 연속이다. 굴뚝과 천막에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과 그 동료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김세권 대표는 지금 당장 교섭에 나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정치권은 농성이 408일을 향해 가고 있는 이 끔찍한 현실을 인식하고 신속하게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노동자들의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와 정치권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는 점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두 노동자가 무사히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파인텍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