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UN 세계인권선언」 제 1조는 이렇게 시작한다. 1948년 선포된 세계인권선언문에는 인간이 인간이기 때문에 존엄하다는 믿음, 모든 사람이 평등한 사회를 향한 바람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70여 년이 지난 2019년 5월 15일, 경남도의회 교육상임위원회는 경남 학생인권조례안을 부결시켰다. 혐오와 차별이 날로 기승을 더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되묻게 하는 상황의 반복이다. 우리 인권단체들은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배제되어온 학생의 권리를 다시 한 번 유예시킨 경남도의회 교육상임위원회를 규탄한다. 또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반대하며 학생의 권리를 짓밟는 세력에 강하게 분노한다.
체벌, 모욕, 성희롱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를 ‘교육의 과정’이라는 핑계로 정당화할 수는 없다. 세계인권선언 제 26조는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정의하며 “교육은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UN 아동권리협약」 제 28조는 “학교 규율은 아동의 인간적 존엄성과 합치하고 본 협약과 부합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고 명시하며, 나아가 UN 사회권위원회는 일반논평 13호를 통해 “교육은 그 자체로 인권이며, 동시에 다른 인권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교육의 과정이니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교육의 과정이기에 더욱 더 학생의 권리를 강조하고 실현해야 한다.
학생에게도 평등한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며, 인권은 졸업하고 찾으라는 식의 행태를 멈춰라. 나이가 어리다고 누리지 못할 권리는 없다.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며 진행되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다. 인권에 나중은 없다. 경남도의회는 본회의 상정을 통해 흔들림 없이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