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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교정시설 코로나19 사망 사건 국가인권위 진정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21-01-21 14:54:48  |   icon 조회: 169
[보도자료] 교정시설 코로나19 사망 사건 국가인권위 진정

1. 최근 교정시설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수용자 3명이 사망한 사건에 관해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됐습니다. 1월 21일 우리 위원회는 △응급 후송 계획과 사망 당일 조치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구치소의 의료접근권 △확진 사실 등의 유족 미통보 및 사망 사실의 공개 지연에 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하며 법무부장관과 서울동부구치소장, 서울구치소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습니다.

2.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였던 피해자1은 66세의 나이로 평소 만성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받고 있었는데, 2020. 12. 22. 발열 등으로 진단검사를 받아 12. 23.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피해자1은 12. 24. 형집행정지 결정되어 출소하여 코로나19 전담 혈액투석실이 있는 병원에 입원했으나 12. 27. 06:30경 상세불명의 심정지로 사망했습니다.

서울구치소 수용자였던 피해자2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30대 중반의 남성 수형자로, 2020. 12. 21.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무증상·경증에 해당되어 격리거실에 수용되었습니다. 피해자2는 자체 의료진에 의하여 생활치료센터에 준하는 치료와 관리를 받고 있었으며 사망 당일인 12. 31. 05:30경까지도 스스로 화장실에 가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소측은 기상 무렵 고인의 의식이 미약한 것을 확인하고 인근의 외부의료시설로 응급 후송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 확진자로 일반병원 후송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고 관할 보건소 등 방역 당국과 병상 확보 등을 위한 협의 중 08:17경 사망했습니다. 서울구치소는 피해자2가 기저질환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병원으로 후송하지 않고 계속 수용한 것입니다.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였던 피해자3은 71세의 나이로 평소 협심증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2020. 12. 25. 양성 판정을 받아 12. 30. 형집행정지 결정되었으나,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없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서울동부구치소 생활치료센터에 일시 수용 중이었습니다. 고인은 일시수용 9일차인 2021. 1. 7. 05:40경 거실 내에서 호흡곤란 증세 등을 호소, 자체 의료진의 진료 중 호흡과 의식이 미약하여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았습니다. 소측은 응급상황 발생 직후 관할 보건소에 긴급후송을 문의하여 ‘코로나19 확진자로 직접 후송이 어려우므로 119를 통해 후송할 것’을 안내받았습니다. 고인은 이후 06:55경 서울동부구치소로부터 연락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경찰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으나, 응급처치 중 08:10경 사망했습니다. 서울동부구치소는 피해자3이 고령과 기저질환으로 형집행정지 결정까지 받았는데 석방하여 병원으로 후송하지 않고 일시 수용이라는 명분으로 계속 수용한 것입니다.

<응급 후송 계획과 사망 당일 조치>

3. 서울동부구치소와 서울구치소는 급격한 악화라는 코로나19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용자 응급 후송 계획을 마련해야 했으나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구치소는 사망 당일 피해자2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에야 근처 병원에 연락하여 입원 가능 여부를 문의했고 거절당했습니다. 만약 서울구치소에 응급 후송 계획이 마련되어 있었다면 미리 확보한 병원으로 곧바로 후송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피해자3이 사망한 서울동부구치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응급 후송 계획이 마련되어 있었다면 관할 보건소에 긴급후송을 문의하거나 119 후송을 요청하지 않고 소내 배치된 응급차로 곧바로 후송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4. 피해자2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거실에 수용된 시점은 12. 21.이고 사망 시점은 12. 31., 피해자3이 양성 판정을 받은 시점은 2020. 12. 25.이고 사망 시점은 2021. 1. 7.로, 응급 후송 계획을 세우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기간입니다. 서울구치소와 서울동부구치소가 수용자 응급 후송 계획을 마련했는지, 피해자2와 피해자3에 대하여 사망 당일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은 아닌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피해자2의 의식이 미약하다는 사실을 사망 3시간 전에, 피해자3의 의식이 미약하다는 사실을 사망 2시간 30분 전에서야 발견했다는 소측의 주장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소측의 수용관리가 느슨할 수밖에 없는 취침 시간대에 이미 병세가 악화되었으나 소측의 과실로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기상 무렵에서야 발견한 것은 아닌지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구치소의 의료접근권>

5. 법무부는 서울구치소가 자체 의료진에 의하여 생활치료센터에 준하는 치료와 관리를 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법무부는 2020. 12. 29. 서울동부구치소를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교정시설 용도로 건축된 구치소에 생활치료센터라는 명칭을 붙인다고 해서 생활치료센터의 기능까지 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생활치료센터와 달리 △구치소는 휴대전화의 소지가 금지되어 있어 수용자가 자신의 증상을 외부에 호소하기 어려운 점 △의료과 직원 외 구치소 교도관은 수용 관리에는 익숙하나 의료 처우에는 미숙할 수밖에 없는 점 △바이러스 전파 우려로 운동이 중단되어 건강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점 △감염 확산 초기, 같은 이유로 동절기 주1회 진행되는 목욕(샤워)이 중단되었는데 구치소 수용실에는 온수가 공급되지 않으므로 청결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점 △특히 서울동부구치소는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인해 접견과 전화통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바이러스 전파 우려를 이유로 확진자의 편지 발송까지 금지되었다가 2021. 1. 8.부터 3일 보관 후 발송 가능하게 되는 등 수용자의 외부교통권이 제한되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서울구치소와 서울동부구치소가 일반적인 생활치료센터와 동일한 치료와 관리를 제공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6. ‘COVID-19 수용자 인권 지침’(OHCHR-WHO 기관 간 상임위원회, 2020. 3. 27.)은 “국제 기준은 국가가 자유가 박탈된 사람들이 공동체에서 이용 가능한 것과 동일한 기준의 보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며, 이를 시민권, 국적 또는 이주민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2와 피해자3이 각각 서울구치소와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일반적인 생활치료센터와 동일한 치료와 관리를 받았는지, 그렇지 않다면 이것이 사망의 한 원인이 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7. 더불어 소측이 피해자2가 무증상·경증에 해당한다고 만연히 단정함으로써 정기적인 진료로 병세의 경과를 확인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한 것은 아닌지도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19는 다른 감염병과 달리 병세가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고, 피해자2는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저질환을 가진 수용자라면 오히려 더욱 주의를 기울여 치료와 관리를 했어야 한다는 점 △일반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중에는 고령자가 많은데 피해자2는 나이가 30대 중반인 점 △병원에 입원해 보지도 못하고 구급차 안에서 사망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2가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았는지 조사할 필요는 충분합니다. 피해자3은 고령으로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형집행정지 결정까지 받았으므로, 사망일 이전에 이미 병세가 악화되었으나 소측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확인해야 할 것입니다.

8. 게다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접견과 전화통화, 편지 등 수용자의 외부교통권이 제한되어 피해자2와 피해자3이 가족이나 지인에게 자신의 증상을 호소할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병세가 언제부터 얼마나 악화되었는지가 외부에 알려지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담당 교도관 뿐만 아니라 의료기록 및 같은 수용동의 동료 수용자 조사 등을 통해 피해자2와 피해자3의 사망에 소측의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법무부는 피해자2가 사망 3시간 전까지도 스스로 화장실에 가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사실인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하여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확진 사실 등의 유족 미통보 및 사망 사실의 공개 지연>

9. 언론보도에 따르면, 피해자1의 유족은 12. 23.자 양성 판정과 12. 24.자 형집행정지 결정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피해자1이) 곧 돌아올 것이니 통보하지 말아달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동부구치소는 확진시 해당 수용자로부터 ‘보고문(가족에게 코로나관련 안내문 발송)’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하게 하고 서명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안내문 수신자로 가족 1인의 △관계 △이름 △연락처가 기재됩니다. 따라서 확진 수용자 중 확진 사실의 미통보를 원하는 경우 서울동부구치소는 해당 수용자의 의사를 문서로 작성해 보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해자1이 확진 사실의 가족 통보를 원하지 않았다는 법무부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1의 확진 사실 미통보 의사가 기재된 문서를 소측이 보관하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내용을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2와 피해자3의 사망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필요합니다.

10. 피해자1의 사망은 사망 후 이틀이 지난 2020. 12. 29.에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습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는 고인에 대한 사망 소식을 사망 당일인 12. 27. 16:00경 질병청으로부터 통보 받았습니다. 비록 피해자1이 형집행정지로 출소한 상황이었지만, 서울동부구치소 및 사망 소식을 서울동부구치소로부터 보고받았을 법무부가 피해자1의 사망 사실을 언론 보도 후에야 공개한 이유 및 여기에 사망 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11. 헌법재판소는 “구금시설에 수용되어 국가의 보호, 감독하에 있는 수용자(수형자 및 미결수용자)에 대한 국가의 의료 보호의 필요성은 일반 국민에 비하여 더 크다”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2005. 2. 24. 선고 2003헌마31,2004헌마695(병합) 결정). 우리 위원회는 사망 사건에서 법무부 등이 수용자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 자신의 책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조사하여 필요한 권고를 할 것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요구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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