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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문사]유족 의문 못푼 '군 의문사' 조사
icon 천주교인권위원회
icon 2002-05-09 16:44:57  |   icon 조회: 3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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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시각 2001년03월23일22시40분 KST 한겨레/사회
[의문사] 유족 의문 못푼 '군 의문사' 조사

“군대간 아들이 자살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어요. 애초 발표와 다르지 않은 국방부 재조사
결과를 들었지만 수긍하기 어렵고요.”
1999년 9월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총기로 목숨을 끊었다고 발표된 이지명 하사의 어머니 김
봉임(48·강원 철원군)씨는 1년6개월이 지난 지금도 아들의 장례를 미루고 있다. 평소처럼
집에 안부전화를 한 아들이 불과 몇 시간 뒤 자살했다는 설명이 여전히 김씨 부부를 미궁
속에 가둬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군대간 아들을 주검으로 맞은 유족들의 의문을 풀기 위해 국방부는 99년 4월 `민
원제기 사망사고 특별조사단'(단장 김종화 소장)을 꾸려 재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의문을 풀
지 못한 채 답답해하는 유족들은 늘어만 가고 있다.

특별조사단은 접수한 166건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95건의 재조사를 끝냈지만, 유족들이 제
기한 `타살 의혹'이나 `자살 원인'을 새로 밝혀낸 경우는 없다.

재조사를 끝낸 사건 중 14건은 일반사망·변사·병사에서 순직으로, 2건은 변사에서 일반사
로 바뀐 게 고작이다. 순직처리의 경우 회식 도중 숨진 경우를 포함시키는 등 사망과 업무
의 관련성을 적극 해석한 데 따른 것이 대부분이며, 변사에서 일반사로 바뀐 경우는 사망
경위가 좀더 명확해졌을 뿐이다.

나머지 79건은 사실이 새로 밝혀지지 않은 것은 물론 결론도 바뀌지 않은 채 종결됐다.

게다가 군당국의 재조사는 △조사단이 군 관계자로만 구성돼 있고 △전역한 참고인의 진술
을 강제할 수 없으며 △조사단이 오는 9월까지만 활동하는 등 유족들의 의문을 풀기에 한계
가 명확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국군폭력희생자유가족협회(전군협) 이혜숙 대표는 “전군협도 유족들과 함께 조사에 참여
했지만, 조사방식에 문제가 많아 곧바로 전군협은 참여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도 이런 특별조사단의 한계를 절감하고 유족과 함께 협의기구를 꾸려 대
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

천주교 인권위 법률구조분과위원장인 이석범 변호사는 “한해 300여명의 군인이 숨지고 자
살이 3분의 1을 차지하는데, 지금으로선 유족들을 납득시킬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군과
민간이 함께 군대 안 의문사를 전담하는 독립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종화 특별조사단장은 “95건 모두 유족이 조사에 참여했고, 군 안팎 자문위원
등을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조사하려 애썼다”며 “유족들의 입장에서 조사했으나 결론
이 뒤바뀌지 않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석진환 기자soulfat@hani.co.kr
2002-05-09 16: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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