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성명/논평
[성명서]“비이성적 월드컵 편성 중단하고, 진실을 방송하라!”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06-06-13 15:14:23  |   icon 조회: 5210
[기자회견 자료]
“비이성적 월드컵 편성 중단하고, 진실을 방송하라!”
언론 본분 망각․사회적 책임 외면 ․상업주의 조장 방송 규탄 기자회견


∙일시 : 2006년 6월 13일(화) 오후 1시
∙장소 : MBC 앞∙
∙주최 : 다산인권센터/문화연대/민중언론 참세상인권운동사랑방/
전쟁없는세상/천주교인권위원회∙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이원재(문화연대 공동사무처장)
○ 방송편성표 분석 결과발표 : 김형진(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팀장)
○ 규탄발언 : 이종회(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전규찬(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소장), 양문석(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
○ 이슈발언 : 박석운(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 KTX 노조 1인
○ 기자회견문 낭독 : 원용진(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이후 활동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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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광기어린 월드컵 편성을 즉각 중단하고,
이성의 영토로 돌아오라!


점입가경이다. 월드컵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미 한국사회의 모든 미디어는 월드컵에 마비 증세를 보여 왔다. 지상파 3사는 평가전을 동시중계하며 시청권을 훼손하였고, 뉴스는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미FTA, 평택, 비정규직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들에 등을 돌렸다. 사회적 공기로서의 방송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라는 시민사회와 민중의 목소리는 방송이 목놓아 외치는 ‘대한민국’에 파묻혔다. 결국 우리나라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오늘, 방송은 더 이상 어떻게 할래야 할 수도 없는 괴기스런 편성으로 우리를 경악하게 하고 말았다.

오늘 새벽 12시부터 오늘 밤 12시까지 각 방송사별 편성의 원칙은 예외없이 ‘월드컵 전면도배’이다. KBS의 경우 1TV의 경우 24시간 가운데 14시간 40분을 월드컵 프로그램으로 편성하였다. KBS 2TV의 경우는 11시간 가량을 월드컵 프로그램으로 할애하고 있다. MBC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물론 18시간 30분으로 SBS보다 편성 비율이 그나마 적지만 아침 8시 30분 을 시작으로 하여 오후 12시 50분부터는 월드컵 프로그램이 아닌 것이 없다. 오후 5시 15분부터 한국과 토고 경기가 있기 전까지 특별생방송을 편성하는 등, 월드컵 싹쓸이 편성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SBS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오늘 새벽 12시부터 오늘 밤 12시까지 24시간으로 보면 월드컵 관련 편성은 무려 21시간이다.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공영방송의 역할과 책임을 바닥에 내버린 채 과연 월드컵에서 무엇을 얻으려 하는 것인가? 시청자들의 비판적 눈초리는 보이지 않은 채 돈과 축구공에 혈안이 된 방송사는 월드컵 이후 어찌 미디어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확대하려 한다고 과연 떠벌릴 수 있을까? 과연 누가 그들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도저히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방송 3사의 광기어린 편성에 참혹함을 넘어 허무함을 느낀다. 방송이 제조하는 광풍 앞에 진지한 표정으로 언론의 책임, 방송의 공공성과 문화 다양성 확대에 관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일이 서글프다. 사회적 공기로서의 방송은 오늘 죽었다.

우리는 이미 지난 2002년 월드컵이 어떻게 사회를 마취시켜가는가를 경험한 바 있다. 언론이 사회적 수임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월드컵 싹쓸이 편성까지 서슴지 않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상업적 이익이라는 자본의 검은 그림자가 공영방송을 시꺼멓게 덮고 있다. 엄청난 편성료를 지불하고, 천문학적인 광고수익을 챙기려는 언론의 수작에서 막대한 판돈이 오가는 도박판이 연상되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모든 사회적 의제들을 월드컵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기적인 목소리로 치부하며, 오로지 대한민국만을 연호하도록 만드는 것이 지금 언론이 기획하는 월드컵이다. ‘4강신화의 재현’ ‘필승’에 대한 언론의 광적인 집착은 자연스레 국가주의와 비이성적 집단주의에 가속 페달을 달아준다. 이러한 증후는 이미 4년 전부터 예고되었다.

거듭되는 개혁의 실패와 민주주의의 후퇴의 원인은 결코 정치권력에만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사명을 상업주의에 팔아먹은 언론에게도 막중한 책임이 있다. 지금 언론이 국가와 민족을 핑계 삼아 월드컵을 판돈으로 내걸고 한국사회를 거대한 투전판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는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또 거듭하려하는 언론의 기회주의적 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방송이여, 비이성적 월드컵 편성을 즉각 중단하고, 이성의 영토로 돌아오라!
방송이여, 광풍 제조를 중단하고, 월드컵 넘어 진실을 방송하라!

2006년 6월 13일
다산인권센터/문화연대/민중언론 참세상/ 인권운동사랑방/
전쟁없는세상/천주교인권위원회
2006-06-13 15: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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