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새벽, 경찰은 어청수 경찰청장의 지휘 아래 시민들의 첫 거리시위를 폭력으로 진압한데 이어 25일 밤 신촌에서는 토끼몰이 진압을 하는 등, 시민들의 집회 시위를 무자비하게 탄압하였다. 이러한 폭력 진압은 물대포와 경찰특공대가 등장하여 인도의 시민들까지 폭행하고 연행하던 6월 1일 새벽 정점에 달했고, 여론의 질타로 다소 수그러든 지금도 계속하여 이어지고 있다. 우리 인권활동가들은 시민들의 거리시위 현장에서 이러한 경찰 폭력과 인권침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활동을 해왔다.
우리들이 이렇게 경찰폭력 감시활동을 하며 목격한 상황들은 참으로 처절하였다. 경찰은 대치 중인 시민을 향해 오물을 투척하는가 하면, 강력한 수압의 물대포로 시민을 조준 직격하여 다치게 하고, 무방비로 도망가는 시민들을 쫓아가 곤봉으로 내려치고, 여럿이 시민 하나를 인도에 몰아넣어 짓밟고 연행하는 등의 경찰폭력이 저질러졌다. 심지어는 어린 학생의 머리를 방패로 내리치는 일까지도 발생하였다.
이러한 폭력적인 진압은 시민들의 정당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억압할 뿐만 아니라, 그에 동원된 전의경들의 인권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우선 부당한 명령으로 전의경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고, 시민들을 막기 위해서라면 차벽 위나 골목 등 위험한 장소에도 무조건 내몰아 양측을 모두 위험에 노출시켰으며, 제대로 쉴 시간과 공간도 제공하지 않는 등 극심한 노동 강도에 시달리게 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인권침해 사례들을 모아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하려 한다. 아울러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군인을 시위 진압에 동원하는 위헌적인 전의경 제도를 폐지하고 현재 복무 중인 전의경도 더 이상 시위 진압에 동원하는 것을 금지시킬 것을 주장한다. 정부는 힘을 앞세워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력화할 것이 아니라, 겸허하게 시민들의 뜻을 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