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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 반갑지만 아쉬움 남아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10-09-29 15:17:22  |   icon 조회: 8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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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 반갑지만 아쉬움 남아


오늘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안의 대안을 통과시켰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제정은 인권단체들의 오랜 숙원이었지만, 행정안전부가 모든 개인정보 감독권한을 자기 부처 장관에게 부여하고 정작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식물화하려는 바람에 그 제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진통을 겪어 왔다.

개인정보 보호기구는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하려는 정부 및 시장의 욕구와 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적 요청의 상충을 적절히 조절하고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사전예방 및 사후교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개인정보 보호기구가 특정 정부부처로부터 조직상 독립되어야 함은 물론, 독자적인 정책 수립 및 집행 기능을 가져야 한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유엔이나 유럽연합(EU) 등 국제 기준에서는 독립적인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안은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독립은 커녕, 방대한 개인정보를 수집·관리하고 있어 감독대상이 되어야 할 행안부장관에게 개인정보 보호 및 감독 권한까지 부여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었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공동이용이라는 전자정부의 가치를 추구하는 주무기관인 행안부가 그와 상반되는 개인정보 보호 가치를 충실히 실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감시감독을 받아야 할 자가 스스로 심판이 되겠다고 나선 꼴로서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 이번에 통과된 대안은 행안부가 아닌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 등에 대하여 자료제출요구권과 시정조치 권한을 갖도록 하였다고 한다. 피감독대상이 감독관이 되는 최대의 모순은 피한 것이다.

또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상임위원과 독립적인 사무국을 두어 업무상 독립성을 일정하게 보장하였다고 한다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그러나 민간을 포함하여 나라 전체의 개인정보 감독권한이 전반적으로 행안부에 치우쳐 있는 점은 여전한 모순점이다. 이로 인하여 시행 과정에서 여러 혼선과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라는 점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후 제정될 대통령령에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에 충분한 조직과 운영에 대한 사항이 규정될지도 주목할 점이다.

우리 단체들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힘찬 출발을 응원하는 바이며, 개인정보보호법의 계속적인 개선을 위하여 앞으로도 감시와 대응 활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0년 9월 29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2010-09-29 15: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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