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성명/논평
[밀양에서온소식] 신고리3~4호기 준공 지연 관련 밀양 송전탑 주민 성명서(2013.10.17)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13-11-04 17:34:49  |   icon 조회: 7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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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3~4호기 준공 지연 관련 밀양 송전탑 주민 성명서>

최소 2년, 그 시간동안 무엇이든 할 수 있는데, 공사 강행이라니!
결국 사람을 죽이겠다는 것인가?



우리는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 밀양 주민들이 신통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자명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신고리 3호기의 제어케이블이 부품 성능 테스트에서 불합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밀양 주민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공사 강행의 불가피성을 강변하는 국무총리, 산업부장관, 한전 사장 앞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그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 그들은 여름철 전력수급과 신고리3호기의 절박성을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일방적인 주장만 강변했을 뿐이다. 그리고, 저들은 3,000명의 공권력을 앞장세워 공사를 강행했다. 약속한 10월 2일보다 이틀 빠른 9월30일밤부터 기습작전하듯이 장비를 옮기고, 경찰이 먼저 현장을 장악하고, 주민들이 들어올 수 있는 모든 진입로와 산길까지 봉쇄하고는 공사를 시작했다.
지난 보름여,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들의 삶은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고통으로 얼룩졌다. 33명의 응급 후송, 13명의 연행, 통진당 구덩이 사태와 외부세력 논란, 관변단체들의 준동, 술취한 경찰의 강제 연행과 주민 2명당 한명 꼴로 배치된 채증 요원들의 쉴새없는 채증, 아래옷이 벗겨지며 끌려나오고, 쇠사슬을 묶은 노인의 사지를 들어 짐승처럼 끄집어내는 강제 해산, 태풍이 지나가는 비바람 속에서 비닐을 뒤집어쓴 산상의 농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끔찍하고 처참한 상황들이 다 몰려 있다.
이제야 이 모든 일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임이 드러났다. 대체 우리는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그러고도 모자라서 정부와 한전은 계속 하던 공사를 하겠다고 한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국가가 말하면 우리는 무조건 따라야 하고, 국가가 죽으라면 우리는 죽어야 하는가?
지금, 밀양 주민들의 정서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내 재산, 내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생존권적 요구를 넘어서 이제는 국가로부터 당한 온갖 수치와 모멸로부터 정직하게 노동하며 살아온 한 농민으로서, 떳떳하게 죄짓지 않고 살아온 한 인간으로서, 장성한 자식과 손자들의 어버이로서의 인간적인 자존감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에까지 내몰려있다.
우리는 지난 보름동안 벌어진 모든 사태의 책임을 묻는다. 그리고, 지금도 강행되는 공사 앞에서 다시금 공사중단을 외친다!

<우리의 요구>

1. 책임자를 처벌하라!
오로지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에만 혈안이 되어 밀양 주민과 정치권의 신고리 제어케이블 불량 부품 문제제기를 외면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 관련한 의사결정에 개입한 국무총리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 경찰청, 밀양시의 실무 책임자를 처벌하라!
2.정부와 한전은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피해를 배상하라!
지난 16일간 강행된 공사에서 비롯된 말할 수 없는 경찰의 폭력과 인권유린에 대해 정부와 한국전력은 주민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하고, 주민들에게 끼친 생업의 피해를 배상하라!
3.사회적 공론화기구를 구성하라!
신고리 3~4호기 준공은, 최소 2년 이상 준공이 유예될 것이 확실하다! 이미 언론을 통해 밀양 송전탑에 얽힌 건강권의 문제, 재산상의 피해의 문제, 타당성과 대안에 대한 이야기가 사회적 공론으로 떠올랐다. 밀양 송전탑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라!
4.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당연하게도 공사 즉각 중단이다. 경찰은 물러가라! 한전도 물러가라! 책임자를 처벌하고, 대화의 마당에 즉각 나서라!

<우리의 계획>
밀양 주민들은 똘똘 뭉쳐, 공사를 중단시킬 것이다. 대규모 상경 투쟁과 삼보일배, 108배, 국회 및 한전과 경찰이 관계되는 국정감사장 앞 농성 등을 포함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공사 중단을 반드시 이루어내고 말 것이다!

2013년 10월 17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2013-11-04 17: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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