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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비상계엄 교정기관장 화상회의 정보 비공개에 면죄부를 준 중앙행심위를 규탄한다
icon 천주교인권위
icon 2025-12-03 11:43:08  |   icon 조회: 1257
[보도자료]
비상계엄 교정기관장 화상회의 정보 비공개에 면죄부를 준
중앙행심위를 규탄한다

1. 11월 11일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비상계엄 교정기관장 화상회의 정보공개 행정심판에서 기각 재결을 내놨다(붙임. 재결서). 우리 위원회는 법무부의 정보 비공개에 면죄부를 준 중앙행심위를 규탄한다.

2. 우리 위원회는 지난 1월 법무부에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관련, ① 12월 3일 또는 4일 열린 교정기관장 화상회의의 개최일시 및 종료일시 ② 위 회의 참석자의 성명, 직위, 직책, 재임기간 ③ 위 회의의 의제 및 배포된 의안 자료 ④ 위 회의의 회의록 및 녹취록 ⑤ 위 회의 참석자의 발언 요지 및 회의 결과를 정리하여 생산한 문서 ⑥ 교정공무원의 비상 대기 및 해제를 지시한 문서”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2월 3일 법무부는 “국가안전보장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뿐 아니라 교정(矯正),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아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와 제4호에 따라 비공개하는 결정을 청구인에게 통지했다. 이에 우리 위원회는 지난 4월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3.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성재 당시 법무부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후 8시 30분쯤 대통령실 호출을 받고 국무위원 중 가장 먼저 도착해 계엄 계획을 들었고,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로 이동하면서 전화로 신용해 당시 교정본부장에게 구치소 수용 공간을 사전에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오후 11시 30분 열린 법무부 실·국장 회의에서 구치소 공간 확보 방안 검토 등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신 전 본부장은 교정본부 직원으로부터 구치소별 수용현황과 수도권 구치소에 3600명을 추가 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각각 보고 받았고, 박 전 장관에게 이를 보고했다고 한다. 당시 이런 보고는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이뤄졌는데 박 전 장관과 신 전 본부장이 이를 삭제했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한편 신 전 본부장은 계엄 선포 다음날 오전 1시 9분쯤부터 약 10분간 전국 교정시설 기관장들과 화상회의를 하며 “포고령을 잘 살펴봐라”, “수용 인원 폭증이 예상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4. 재결서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앙행심위는 법무부에 청구정보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청했으나 법무부는 청구정보③과 ④는 보유·관리하고 있지 않다는 취지의 회신을 했다고 한다. 애초 법무부는 이들 정보는 존재하기는 하지만 비공개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다가 10월 21일자 보충서면을 통해 “비상계엄이라는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긴급하게 화상 회의가 소집되었던 관계로, 별도의 의안 자료 배포나 회의록 작성 없이 진행되었”다며 기존 주장을 철회했다. 중앙행심위는 청구정보①, ②, ⑤에 전국 교정기관장 영상회의 결과 내용(회의개요, 교정본부 지시사항)이, 청구정보⑥에는 비상계엄 및 해제 관련 교정본부 지시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

5.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는 “형의 집행, 교정(矯正),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 조항의 해석에 관해 대법원은 수용자자비부담물품의 판매수익금 등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에서 “당해 정보가 공개될 경우 재소자들의 관리 및 질서유지, 수용시설의 안전, 재소자들에 대한 적정한 처우 및 교정·교화에 관한 직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고, 그 정도가 현저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의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의 투명성 확보 등의 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라고 판결한 바 있다(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3두12707 판결).

6. 이번 재결에서 중앙행심위는 청구정보①, ②, ⑤, ⑥에 대해 “정보가 공개될 경우 재소자들의 관리 및 질서유지, 수용시설의 안전 등에 관한 직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고, “비공개로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의 이익이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국민의 알권리의 보장 등의 이익보다 작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는 위 대법원 판결 법리를 되풀이 했을 뿐 청구정보를 공개했을 때 법무부의 어떤 직무에 어떠한 장애를 줄 개연성이 있는지, 청구정보 중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하는지에 관한 판단을 회피한 것이다.

7. 수용 여력 확인 발언은 포고령에 언급된 영장 없는 체포, 구금, 압수수색에 따라 향후 피체포자들을 구금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확보하라는 지시 말고는 다른 뜻으로 이해할 수 없다. 교정기관장 화상회의는 법무부 고위간부 회의에서 논의된 계엄령 후속 조치를 일선 교정시설 기관장들에게 지시하기 위해 개최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청구정보는 법무부장관과 교정본부장 등의 내란 관여 여부를 입증하는 증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위 정보가 공개된다면 앞으로 헌정질서를 파괴할 우려가 있는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중앙행심위는 아무런 판단 근거도 밝히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

8. 이번 재결에서 중앙행심위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를 근거로 기각하면서 같은 항 제2호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는 “국가안전보장ㆍ국방ㆍ통일ㆍ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는 비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교정시설이 「통합방위법」에서 정한 국가중요시설이자 보안시설이라 하더라도 교정시설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일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합헌·합법적인 계엄에 관한 정보는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으로 볼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헌법재판소가 지난 비상계엄을 위헌·위법하다고 판단한 이상 청구정보는 위헌·위법적인 계엄에 관한 정보로서 ‘국가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 중앙행심위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에 관한 판단을 누락한 이유는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 판단을 회피하려는 의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9. 한편, 이번 재결은 법무부가 청구정보①과 같은 전국 교정기관장 회의의 개최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여러 차례 공개한 적이 있는 점, 청구정보②에 포함되어 있을 회의 참석 교정기관장의 성명 등 정보 또한 법무부가 기관장 인사 발령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점 또한 무시한 것이다.

10. 독재자는 홀로 지배할 수 없다. 독재자가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군대와 경찰, 검찰, 국정원, 교정시설이 그 손발의 역할을 거부하고 시민의 편에 선다면 계엄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형법이 내란의 우두머리와 중요 임무 종사자는 물론 단순 가담한 부화수행자까지 처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행정심판의 이유가 된 정보공개 거부처분은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가 결정한 것이나, 행정심판 과정에서 보인 이재명 정부 법무부의 태도 또한 과거와 다르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제라도 비상계엄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붙임. 재결서 (별도파일)
2025-12-03 11:43:08
210.223.4.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