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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호주제와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
icon 관리자
icon 2002-05-10 13:00:43  |   icon 조회: 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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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와 국가 보안법 폐지 운동

다음 글은 [사목] 7월호에 실린 것입니다.
[사목]에서는 "법과 신앙인"이라는 주제로 특집을 마련하여 "호주제"와 "국가보안법"을
신앙인의 관점에서 조명하였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양승규(대통령소속 의문사 진상 규명 위원회 위원장)님의 기고와 (곽한왕(국가보안법 폐지 천주교연대 집행위원장)님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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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보안법은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 위배된다 %%%%
- 곽 한 왕(국가 보안법 폐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집행 위원장)

- 국가 보안법을 이른바 냉전 시대의 유물이라고도 하는데, 이 법이 어떻게 제정되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국가 보안법이 제정되던 1948년은 남북 단일 정부의 꿈이 무산되고 남한만의 단독 정부가 수립된 해입니다. 단정 수립은 남한에 있어 극단적인 반공 이데올로기가 채택되었다는 것을 뜻하며 반공을 내세운 이승만 정부는 당시 민족의 최대 과제인 친일 잔재의 일소나 민족 대단결보다는 친일 세력의 힘으로라도 단정에 반대하는 세력을 공격하는 데 힘을 모으게 되었던 것입니다. 때마침 발생한 여순 사건은 이러한 정부에 더욱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내란 행위 특별 조치법을 발의하게 되었고 여순 사건이 종결될 무렵에 국가 보안법으로 수정, 통과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당시 발의된 국가 보안법은 지금의 국가 보안법보다 훨씬 간단한 전문 6조의 것이었고, 최고 형량이 무기에 그칠 정도로, 그 처벌 정도가 약한 것임에도 상당수의 의원들이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법무부 장관이나 검찰 총장까지도 법률상 문제점을 인정하였던 것입니다. 일부 의원들은 나아가 국가 보안법 폐지에 관한 동의안까지도 제출하였는데 격렬한 토론 끝에 37:69로 부결되었습니다.
당시 국가 보안법 제정을 반대하였던 의원들은 일제 시대 독립 운동가들을 잡아 가두던 치안 유지법을 이어 받아 만든 법이라는 점과 아울러 정치적 악용 가능성, 반민주성, 통일에 장애를 가져온다는 점등을 지적하였던 것입니다

- 구체적인 국가 보안법 폐지 논거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먼저 지적할 것은 국가 보안법은 헌법 자체의 모순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헌법은 전문 및 제4조, 제66조 3항 등에서 우리나라의 평화적 통일을 추구한다는 것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평화적 통일이라는 것은 분단을 전제로 하고 '통일'되어야 할 두 개의 실체(남한과 북한)의 공존 상태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헌법은 제3조에서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조항이 국가 보안법의 근거가 되는 것으로, 북한을 반국가 단체로 취급하는 논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가 최고의 법인 헌법 자체가 한편으로는 두 실체의 공존을 시인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이외의 다른 실체의 존재는 부인하는 논리적 모순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국가 보안법 앞에는 평등이란 없습니다. 이상하게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정없이 처벌을 가하는 국가 보안법이 또 어떤 사람들이 '적' 지역에 '잠입'하고 '적'과 '회합'하고 한 일들에 대해 전혀 적용되지 않기도 합니다. 1972년 7·4 남북 공동 성명 당시 평양에 밀행하여 김일성 주석을 만나고 온 이후락 중앙 정보부장을 비롯해서, 현대 그룹 명예 회장 정주영 씨, 전 정무 장관 박철언 씨, 2000년 남북 정상 회담을 성공시킨 장본인들, 이른바 적의 수괴와 포옹까지 하고 돌아온 김대중 대통령 등 이제는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그럼에도 한국 대학 총학생회 연합이라는 단체의 대의원이라는 이유로 국가 보안법에 따라 구속되거나, 수배중인 학생은 아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헌법 제11조 1항에 전적으로 위배되는 것입니다.
국가 보안법은 이미 기존의 법률과 거의 완벽히 중복되고 있습니다. 국가 보안법이 없더라도 다른 법률로 처벌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반국가 단체의 목적 수행을 위한 모든 행위가 기존의 형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군사 기밀 보호법을 비롯한 특별 형법 조항에 따라 국가 보안법에 예정하는 모든 행위 유형이 처벌되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 보안법 제7조의 고무, 찬양, 동조 행위만 처벌할 수 없을 뿐인데, 이 조항은 헌법에 위배됩니다.
다른 형벌 법규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국가 보안법 조항이 국가 보안법 제7조의 고무, 찬양, 동조 규정입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우리 헌법상의 표현의 자유와 충돌합니다. 적어도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없는 한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내용이자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일상 생활 속의 사소한 표현이나 학문적 주장, 심지어는 예술적 표현조차 처벌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이 조항이 민주주의의 최소한의 핵심인 의사 표현의 자유를 유린하고 있는 것은 너무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국가 보안법은 또한 죄형 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어떤 행위를 범죄라고 규정하고 그 범죄에 대하여 어떠한, 얼마만큼의 형벌을 가할 것인지는 미리 성문의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야 하는데 국가 보안법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첫째, 국가 보안법은 그 구성 요건의 내용이 불명확하고 광범하며 추상적이어서 그 자체로 죄형 법정주의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제2조의 '반국가 단체', '정부 참칭', '국가 변란', 제3조의 '수괴의 임무',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 제4조의 '기타 중요 시설', '기타 물건', '목적 수행을 위한 행위', 제4조와 제7조의 '사회 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항', '사실을 왜곡', 제5조와 제6조의 '지령', 제6조의 '협의', 제7조의 '찬양·고무·동조·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 단체를 이롭게 한 ......', '기타의 표현물', 제8조의 '기타의 방법', 제9조의 '기타의 무기', '기타 재산상의 이익' 등으로, 사실상 국가 보안법의 제2장 죄와 형 규정의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타'라는 개념은 그 외연이 무한한 것이어서 처벌 대상을 도저히 확정할 수 없습니다.
둘째, 그 해석 적용에서도 광범위한 유추, 확대 해석이 이루어져 왔으며 이것 또한 죄형 법정주의의 위반입니다.
셋째, 행위의 가벌성의 정도에 비해 너무나 과중한 형량이 규정되어 그 입법상 죄와 형의 균형을 상실했습니다. 최고 형인 사형이 가능한 조항만도 수십 개에 달하고 현재 이 법으로 35년이 넘게 옥살이를 하고 있는 사람도 상당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국가 보안법의 각 조항은 죄형 법정주의에 위배되는 내용 투성이고, 그러한 내용을 가진 이 법의 적용은 다시 유추, 확대 해석으로 얼룩져 도저히 법이라고 인정하고 준수할 수 없습니다

- 우리 신앙의 관점에서 국가 보안법 폐지를 위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우선 인간 존엄성의 존중 차원에서 국가 보안법은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가톨릭 사회 교리의 핵심은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발전과 해방을 저해하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하고 반대하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당연한 의무라 하겠습니다. 국가 보안법은 인간의 의사 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인 악법입니다.
국가 보안법의 폐지는 희년 정신의 실현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탕감과 해방은 희년에 담긴 큰 화두인데, 우리 사회의 민주적 기본권이 많이 신장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억압과 인권 침해의 상황은 수시로 발견됩니다. 그 중심에 국가 보안법이 있습니다. 국가 보안법의 폐지는 억압과 인권 침해의 사슬을 끊는 기로이며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국가 보안법은 냉전 체제의 산물입니다. 아시다시피 세계 체제 안에서 냉전 체제는 이미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단 한 곳, 한반도는 아직도 냉전 체제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기를 앞두고 구시대의 유물인 냉전 체제는 청산되어야 하며, 그것의 유지 도구이며 수단인 국가 보안법은 마땅히 폐지되어야 합니다.

- 국가 보안법에 따른 구체적인 인권 피해 사례 몇 가지를 들어주십시오.

많이 알려진 국가 보안법 사건으로는 진보당 사건, 인민 혁명당 사건,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 영남 위원회 사건 등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민주화 실천 가족 운동 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1999년 한 해에 국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람은 286명입니다. 물론 구속자의 수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국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행해지는 구속과 수배는 존재하고 있으며, 이 자체가 인권 침해인 것입니다. 여기에서 그 사건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국가 보안법이 어떻게 적용되어 왔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국가 보안법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국가 보안법의 적용 실태를 보면 한마디로 정권 안보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정치적으로 정권이 곤경에 처할 때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은 간첩단 사건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중 많은 사건들이 고문과 조작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권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서 국가 보안법이 적용되어 왔습니다.
사실 엄격히 말하면, 이렇게 국가 보안법의 폐해에 대해서 주장하는 것 역시 국가 보안법 위반입니다. 이것은 북이 국가 보안법의 폐지를 주장하기 때문이고, 남에서 국가 보안법의 폐지를 주장하면 적을 이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글을 보시는 독자들도 월간 [사목]과 저를 고발하지 않으면, 국가 보안법 제10조의 '불고지죄' 위반이 됩니다. 사실상 우리 국민 모두가 국가 보안법의 피해자들인 것입니다.

- 현 시점에서 국가 보안법 폐지 운동은 어디까지 와 있고, 이와 관련하여 천주교 연대의 그동안 활동 상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현 시점에서 국가 보안법은 여론 주도층에서의 공론화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 수렴 작업이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남북 정상 회담 이후에도 실질적인 국가 보안법의 폐지는 지지부진한 편입니다. 대표적인 개혁 입법 중 하나로서 국가 보안법의 개정은 국회에서도 상당히 공론화되어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북한의 존재와 안보 문제에 의심스러운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의견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인 국회 의원들이 어떠한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민족의 발전과 인권 신장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국가 보안법 폐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는 1999년 7월에 뜻을 함께하는 각 교구 정의 평화 위원회와 사회 사목 담당자들을 중심으로 발족한 이래 신자들과 함께 서명 운동, 관련 자료집 발간, 시국 미사, 자전거 타기 운동, 인권 음악회 등의 활동을 펼침으로써 국가 보안법의 폐해에 대해 홍보하는 일에 많이 치중했습니다. 1999년에는 천주교 정의 구현 사제단 신부님들의 목숨을 건 단식 농성으로 전국적으로 국가 보안법 폐지 운동을 활성화하는 데 이바지하기도 했습니다.

- 앞으로 더욱 진력해야 할 부분으로는 어떤 것이 있고, 이를 위해서 지금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이제 국가 보안법의 폐지 또는 개정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극우 보수 세력의 여론을 염려하는 국회 의원들의 눈치보기로 늦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번의 조사와 토론회에서 국민 대다수가 국가 보안법의 개폐에 동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이미 국가 보안법이 설자리를 잃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에도 국가 보안법은 지금도 악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 보안법 폐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는 빠른 시일 내에 국가 보안법이 폐지될 수 있도록 정치권을 설득하는 등 모든 노력을 경주하면서, 악용되는 실태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수적 성향을 가진 신문들이 국가 보안법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언론 개혁 운동에 동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여러 교회 구성원들에게 국가 보안법 폐지와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미 저희 국가 보안법 폐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의 고문으로 김수환 추기경님과 윤공희 대주교님, 나길모 주교님 등이 계시지만 교회 장상들이 더욱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신자 국회 의원들이 많은데, 신자들의 의견을 모아서 개혁 입법에 앞장서 주었으면 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법을 개정하고 폐기하는 것은 국회 의원들인데 신자로서 국회 의원으로서 이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합니다.
현재는 시민 운동 단체들도 각자 자신의 고유한 영역만을 다루기에 바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국가 보안법은 시민 단체들의 특정한 영역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종교 단체들에서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또 국가 보안법 문제가 개인의 사상이나 양심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더욱이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에서 개혁 입법과 관련한 여론 형성에 앞장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우리는 교회 내 단체로서 지속성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기 때문에 국가 보안법 폐지의 그날까지 적극적인 노력을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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