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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피해자는 대한민국 국민 2
icon 남상덕
icon 2002-05-12 17:07:55  |   icon 조회: 4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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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번째는 기종평가 과정 대부분을 평가 후 공개하겠다는 약속 위반이다. 1단계 기종평가 결과를 공개하기 어렵다면 평가항목 340개가 무엇인지라도 공개해야 할 것 아닌가. 예컨대 시험 후 개인 시험성적을 공개하는 것과 시험 문제지 자체를 공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그러나 국방부 논리는 시험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제지 마저 빼돌려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식의 비공개 방침이다.

게다가 기종간 운영비를 평가하는데 기준으로 삼았다는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한 장기예측치는 군사기밀도 아니며 공개한들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들이다. 이것도 국방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달러화 약세, 유로화 강세라는 근거도 없고 정체도 불분명한 근거로 유럽제 기종의 향후 운영비가 높게 책정되었다는 말에 한마디로 전문가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다.

또한 평가방식 결정에 참여한 외부전문가가 누구인지도 전혀 공개가 안되고 있다. 애초 평가방식에 대한 배점이 0∼100점이 아니라 60점∼100점으로 된 것이 말썽난 이유도 최초에 배점기준을 공개하지 않다가 국방과학연구소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실무자가 실수로 공문을 비문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다. 즉 배점기준 마저도 비밀사항이라는 국방부의 철통보안, 정보차단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물론 필자의 주장도 그간의 정황적 의혹을 제기한 것이며 이 의혹이 규명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군사기밀을 제외한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비록 국방부가 끝끝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이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국방부 최고위층이 미국제 전투기 짝사랑이 지나쳐 곳곳에서 의혹의 발자국을 남기고 있는 대목이 수시로 발견되고 있는 한 이 의혹에 대한 시비는 그들의 임기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될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는 이 무모한 시도는 또다른 은폐와 의혹을 낳게 된다.


국민을 세뇌시키겠다는 것인가

차기전투기에 대한 소요제기가 이루어진 1988년 이후 14년만에 기종결정이 마무리되었다. 시쳇말로 이 F-15K 전투기 하나를 사들여오기 위해 공군은 지난 14년 동안 그처럼 잠도 이루지 못했던 것일까. 이 전투기 하나를 들여오기 위해 봄부터 시민단체들은 그처럼 목소리를 높여온 것인가. 수많은 네티즌과 국민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이제는 돌아와 대한민국 위에 사뿐히 내려앉은 F-15K. 이 전투기가 결정된 이후 표정들을 한번 살펴보자.

국민들은 이 전투기 도입을 결정한 국방부 최고 지휘부가 과연 저러고도 밤에 잠은 잘 올지, 목구멍으로 밥은 잘 넘어갈지 궁금해할 것이다. 아무 걱정 마시라. 오히려 국방부는 축제 분위기다. 우선 조중동과 같은 언론이 국방부에 협조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한 표가 아쉬운 여야 대권후보 경선 주자들이 국방부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은가. 이래서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물론 이부영씨가 홀로 반대하고 있다).

국방부는 벌써 장병들을 대상으로 F-15K가 최고전투기라는 내용의 정신교육을 할 조짐이다.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정신교육 교관이 나와서 F-15K를 홍보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한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국군 방송과 국방일보와 같은 매체는 물론이요 관변 학자와 국방부 자문위원들도 대거 동원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니까 마치 국민 반대에도 무릅쓰고 미국제 전투기 결정한 자들이 대단한 애국지사인양 여겨지지나 않을까. 더 나아가 국방부와 평가기관 내에서는 이번 결정에 기여한 것을 가지고 일부 장교들이 공다툼이나 없을는지 지켜볼 일이다.

필자가 이번 전투기 사업 문제로 국회 국방위원이나 법사위원들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천편일률적인 두 가지 논리가 발견된다. 첫째, 이번 F-X사업에 대한 시비와 논란이 증폭된 것은 사업 자체에 그 어떤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반미감정 때문이란다. 재수 없게끔 국민들 반미감정이 높은 시기에 사업을 진행한 것이 문제지, 사업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항변이다.

둘째, 어떻게 국방의 중요한 기종결정에 시민단체가 나서서 개입하겠다고 하는 것이냐는 불만이다. 기종결정은 국방부가 하는 것이지 시민단체가 나서서 이러쿵저러쿵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국방부가 국회를 접촉해서 퍼뜨려온 말이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거쳤으며 공군 엘리트라 할 수 있는 공군의 조주형 대령의 과거 전력까지 샅샅이 파헤쳐 반미주의자며 과대망상증 환자라는 낙인을 찍어버렸다.

그러면 이런 반미주의자며 정신병자를 대령까지 진급시키고 국비로 유학까지 시켜준 공군은 반미집단이며 정신병동이란 말인가. 하기는 육군의 경우 1년에 평균 3천여명의 정신병자가 발생한다는 충격적인 수치를 참고로 할 때 이러한 육군 장성들의 항변이야말로 전근대적 부대관리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요,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이런 말들은 아마도 과거에 조주형 대령이 미국제 조기경보기 도입을 반대한 사실을 두고 하는 말인 것도 같고, 또는 그의 처가쪽 문규현 신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인지 확실치는 않다. 아무튼 매우 치사한 인신공격까지 난무하고 있다. 최근 국방부에 저항한 필자도 이와 유사한 일을 당하고 있다.

이렇게 인생이 망가지고 꿈이 파괴되는 아픈 희생들을 밟고 일어선 F-15K. 앞으로 이 전투기와 관련하여 또 얼마나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할 것인가. 누가 이들의 꿈을 파괴하였으며, 누가 국민의 자주의식을 반미감정으로 매도하는가. 미 국방부와 의회와 언론이 앞장서 평가절하한 F-15K를 다름아닌 우리 국방부가 나서서 옹호하는 이 이상한 풍경을 이제는 모두 망각의 늪에 던져버리고 나면, 과연 우리는 내일을 설계할 수 있을까.

이번 전투기 사업은 국방정책 10년의 좌절이다. KFP 이후 제한된 범위에서나마 추구되어왔던 `한국방위의 한국화`, 자주국방을 지향한 `신국방정책`, 최초로 대통령 결재를 받은 `국방 기본정책서`, 현정부의 `국방개혁 5개년 계획`의 좌절이다. 다시는 국방개혁을 논하지 말라. 다시는 자주국방도 논하지 말라.





통일뉴스 2002-04-22
2002-05-12 17: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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