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안녕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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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안녕 히어로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21.06.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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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어로 포스터
안녕히어로 포스터

안녕 히어로(Good Bye My Hero)

 

다큐멘터리(2016) 109분 전체관람가

감독 한영희

제작 연분홍치마

배급 시네마달

 

오랜만에 집에 온 아빠와 함께 생활기록부를 쓰고 있는 현우는 아빠의 직업을 채우는 항목 앞에서 고민에 빠진다. “해고 노동자?” , “무직?” , “사회 활동가?” , “노동 운동가?”

 

현우의 아빠는 7년째 결과를 알 수 없는 힘든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나왔다라며 사람들 앞에서 멋지게 연설하는 아빠가 때론 멋지다가도, 아무리 애를 써도 좀처럼 달라지지 않는 상황을 꾸역꾸역 버티는 아빠가 답답하기도 하다. 나쁜 사람은 안 잡아가면서 정의로운 일을 한 아빠가 감옥에 가야 하는 상황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소년 현우는 아빠에게 묻고 싶다.

왜 아빠는 지는데도 계속 싸우는 거야?”

 

아빠가 감옥에 가게 된 아홉 살 봄에서부터, 특별한 용기를 가진 아빠를 영웅으로 인정하게 되는 열다섯 봄까지, 아빠를 통해 세상을 만나게 된 소년 현우의 가슴 뭉클한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 <안녕 히어로>는 이제 막 사회의 이면을 알아가고 있는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 꾸역꾸역 일상을 버텨내고 있는 누군가의 아빠, 누군가의 엄마, 누구나 공감할만한 영화다.

 

해고가 한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보다는, 현우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의 모습을 담아내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망설임 등 현우가 사는 세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저의 몫이라고 생각했다는 연출의도를 밝힌 한영희 감독은 소년 현우의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것에 큰 공을 기울였다.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의 남다른 관심과 걱정에 상처 입은 마음, 정작 나쁜 일을 한 사람들은 들어가지 않는데 옳은 일을 한 아빠는 감옥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대한 의아함, 늦게 들어오고 아침 일찍 나가는 아빠가 걱정되면서도 후회 남지 않도록 아빠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고 싶다는 소망, 결국은 자신이라면 할 수 없을 선택을 하고 계속 싸워온 아빠를 사회적 영웅으로 인정하게 되는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나면, 팍팍한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고 상처받는 우리 모두의 삶의 여정을 지켜본 것과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현우는 아직 열일곱 살,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친구이다. 하지만 이 현우의 시간만큼, 현우의 시간을 지켜보는 우리 또한 미래를 살아갈 것이다. 길 위에 있는 우리 모두가, 현실 속의 수많은 현우들이 꿈을 키워나갈 세상을 꿈꾼다는 한영희 감독의 바람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 코끝이 찡해지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