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난 ‘공군 성추행 사망사건’ 수사 - 수사 관계자 전원 불기소 전망, 특검 도입하고 국방부장관 경질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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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난 ‘공군 성추행 사망사건’ 수사 - 수사 관계자 전원 불기소 전망, 특검 도입하고 국방부장관 경질해야 -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21.09.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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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난 ‘공군 성추행 사망사건’ 수사
- 수사 관계자 전원 불기소 전망, 특검 도입하고 국방부장관 경질해야 -


지난 9월 7일,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성추행 피해자 사망사건과 관련된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이사 수심위)가 활동을 종료했다. 마지막 회의에서 수심위는 공군본부 법무실장, 공군 고등검찰부장, 공군 20비행단 군검사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했다. 수사가 엉성하여 빠져나갈 구멍이 많아 도저히 기소 권고를 내릴 수 없었다는 위원들의 후문이 전해지고 있다. 권고에 따라 국방부검찰단이 이들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면 부실수사, 지연수사, 편파수사의 책임을 지고 기소된 사람은 한 명도 없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성역 없는 엄정 수사를 지시하고, 국방부장관이 창군 이래 최초로 특임군검사까지 임명하여 공군 법무·수사라인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게 하였으나 모두 말 잔치에 불과하게 되었다.

애초부터 국방부는 성추행 가해자 한 명만 처벌하고 그 밖의 의혹은 모두 덮기로 작심하고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국방부검찰단과 국방부조사본부는 문을 닫고 수사를 그만둬야 할 정도로 무능하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그러나 군이 유사한 사건을 다뤄온 전적을 되짚어 볼 때, 지난 4개월간의 수사는 정해진 각본에 따른 대국민 사기극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확인된 수사 상황을 종합하면 의도적 부실수사, 제 식구 감싸기로 요약할 수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수사 전반에서 진상규명의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피해자 사망 이후 확인된 여러 정황을 종합하면, 군 수사기관이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무마하는 사이 피해자는 동료들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고, 이들을 피해 전출을 갔으나 새 부대에서도 2차 가해와 괴롭힘을 당하다 사망에 이르렀던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국민과 언론의 관심 역시 군사경찰, 군검찰 등 공군 수사 관계 기관이 가해자의 편에서 사건을 은폐·무마하려 한 이유와 그 책임을 규명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국방부검찰단은 진상규명의 실마리를 찾아놓고도 덮었다. 성추행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자면 사건 초기 20비 군사경찰대대가 3월 5일 피해자 조사 후 심각한 성추행 피해를 인지하여놓고도 3월 8일 자로 20비 비행단장 및 군검사, 공군본부 법무실, 군사경찰단 등에 불구속 수사 방침을 보고한 까닭부터 밝혀야 한다. 피해자 조사를 진행한 공군본부 소속 여군 수사관이 3월 7일 자로 ‘구속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20비 수사계장에게 통보하였음에도 가해자도 불러보지 않고 불구속 방침을 정한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의혹은 이미 수차례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관련 피의자들의 진술은 제각각 엇갈린 것으로 파악된다. 사건수사를 맡은 20비 수사계장은 20비 군사경찰대대장이 불구속 방침, 압수수색 최소화 등을 지시하여 그에 따라 불구속 방침을 세웠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군사경찰대대장은 3월 8일 자로 수사계장에게 구속 수사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피해자 조사를 진행한 공군본부 소속 여군 수사관이 불구속 의견을 주었다고 보고하여 그에 따라 군검사와 협의하고 결과를 다시 보고하라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둘 중 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대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수사계장은 허위보고를 한 셈이고, 수사계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대장이 느닷없이 불구속 방침을 세운 까닭을 규명해내야 한다. 그러나 국방부검찰단은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려 사실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황당한 결론으로 이 사안을 마무리하여 수심위에 보고했다.

또, 수사계장이 3월 8일 불구속 방침을 두고 20비 군검사와 협의한 내용도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것으로 확인된다. 수사계장은 피해자 조서를 들고 군검사를 찾아가 불구속 방침으로 의견을 구하니 군검사가 읽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진술하며, 군검사가 불구속 방침에 동의해주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군검사는 그런 적이 없고, 20비 법무실장과 동석한 자리에서 수사계장이 불구속 의견으로 작성된 1장짜리 인지보고서를 보여주며 설명만 하고 갔다고 주장한다. 군사경찰이 가해자를 옹호하며 편파수사를 한 것인지, 군검찰이 개입한 것인지, 양측이 함께 교감하여 그리 한 것인지 밝히려면 두 사람 중 누구의 말이 맞는지 가려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진술이 엇갈린다는 결론으로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진술이 엇갈려 진상규명이 불가능하다면 세상에 수사할 수 있는 사건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엇갈린 진술 중 어느 말이 진실인지 밝혀내는 것은 범죄 수사의 기본이다. 20비 군사경찰, 군검찰의 초동 수사 단계에서 벌어진 일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으면 공군 수뇌부, 법무라인 등을 대상으로 한 수사는 모두 공염불이 된다. 국방부검찰단이 수사를 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면, 진술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수사를 종결해버린 데는 모종의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수사 전반에서 국방부의 진상규명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둘째, 국방부검찰단은 상식을 벗어나는 피의자들의 진술을 적극 인용하고 있다.
국방부검찰단은 수사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상식을 벗어나는 피의자들의 진술을 적극 해명하며 사실상 피의자 변호사 역할을 자처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피해자 사망 직후 20비 군검사가 성추행 가해자 장 중사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점을 두고 검찰단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가해자가 자살할까봐 청구하지 않았다는 20비 군검사의 황당한 변명을 적극 인용해주었다고 한다. 피해자 사망 직후 유가족이 구속영장 청구를 요청하였을 때, 군검사는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와 협의한 결과 청구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사건이 공론화되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가해자를 구속시켰던 것이다. 공군본부 법무라인에서 무슨 까닭으로 가해자 구속을 막은 것인지 밝혀내야 하는 상황에서 가해자가 사망할까봐 구속영장을 청구조차 하지 못했다는 군검사의 진술을 기반으로 관련 수사를 종결했다는 점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또, 검찰단은 20비 군검사가 피해자 사망 이후 가해자 장 중사 핸드폰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놓고도 집행하지 않은 까닭을 ‘압수수색 대상지가 3곳이었는데, 인력이 모자라 동시에 수색할 수 없었고, 순차적으로 수색하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안전한 증거확보를 위해 가해자가 출석하였을 때 임의제출을 요구하였다.’고 얘기한 바를 인용하기도 하였다. 국방부검찰단이 모종의 의도를 갖고 있지 않고서야 이처럼 상식 밖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작태는 이해가 어렵다.

셋째, 국방부장관은 특임군검사를 임명했으나 손발을 묶어 수사를 방해했다.
국방부검찰단이 수사 관련자들에 대한 지지부진한 수사를 이어가고, 주요 피의자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상황이 반복되자 중간수사결과발표 이후 유가족들이 국방부장관에게 이를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장관은 창군 이래 최초로 특임군검사를 임명해 공군 수뇌부 및 공군본부 법무실 등에 대한 수사를 맡겼으나 뒤로는 손발을 묶어 실효적 수사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우선, 국방부장관은 특임군검사에게 수사 상황을 국방부검찰단장에게 보고하게 하였다. 검찰단장이 제대로 수사를 못해서 임명한 특임군검사인데, 검찰단장에게 수사상황을 일일히 보고 하게 한 것은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또,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규명하는 일을 맡겼으나, 외압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20비 군검사, 20비 군사경찰 등은 그대로 국방부검찰단에서 수사하게 하고 외압을 넣은 것으로 의심되는 공군본부 법무실장, 고등검찰부장만 특임군검사에게 수사하게 하는 등 실효적 수사가 애초부터 불가능한 상황을 연출해놓기도 하였다.

심지어는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 정상화 전 공군참모차장, 이성복 공군 제20비행단장, 가해자 측 변호인 소속 법무법인 관계자 2인(해군 법무실장 출신 전관 변호사, 공군 준장 출신 고문)에 대한 통신영장을 신청했으나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이 이를 기각하는 등, 특임군검사는 수사에 필요한 기초 자료 조차 확보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특임군검사를 임명했다고 요란스럽게 발표해놓고, 권한도, 관할도 갖추어주지 않고 구색만 맞추어 둔 채 뒤에서는 실효적 수사를 무력화시킨 것은 다름 아닌 국방부다. 국방부가 군 수뇌부, 법무라인 등에 대한 수사를 의도적으로 덮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방해 공작을 펼칠 까닭이 없다.

넷째, 모든 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일탈로 짜맞추고 있다.
위와 같은 수사를 펼치며 국방부는 관련 피의자 대부분에게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왔다. 부실수사, 편파수사, 지연수사의 의도를 덮어두다 보니 개별 피의자들이 태만한 까닭이 벌어진 직무유기 정도로 밖에 수사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직무유기는 법적 성립요건 상 피의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게 아닌 이상 적용이 어렵다. 이로 인해 수심위도 대부분 불기소 권고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시당초 수사는 공군 수사 관계자들이 무슨 까닭으로 수사를 엉망으로 진행해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작된 것인데, 느닷없이 피의자들이 제 할 일을 왜 제때 하지 않았는지 다투는 수준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이처럼 국방부는 명확한 의도를 갖고 수사를 망친 뒤, 제기된 의혹의 원인을 피의자들의 개인적 일탈로 간주하여 모두 재판도 받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게끔 만들어준 것이다.

온 국민이 애통해하며 분노할 때는 열심히 수사할 것처럼 위장하고, 시간이 지나니 엉뚱한 결과를 내놓는 군의 행태는 낯설지 않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다. 때문에 사건 초기부터 군 수뇌부와 법무·수사라인이 모두 개입된 사건을 국방부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엉망이 된 수사 결과 속에 피해자의 명예는 누가 되찾고, 유가족의 원통함은 어떻게 풀어줄 것인가. “우리 아이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버림받았다.”는 유가족의 절규 앞에 국방부는 떳떳할 수 있는가?

이대로 얼렁뚱땅 사건을 덮고 지나가려는 국방부의 장단에 놀아날 수 없다. 정부는 성폭력 피해도 막지 못하고, 피해자 보호에 실패해 부하를 잃었으며, 성역 없는 수사도 실패한 국방부장관을 즉시 경질해야 한다. 특검을 도입하여 민간에 의한 전면 재수사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미 야4당은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특검법안을 발의해둔 상태다. 여당만 뜻을 모으면 특검이 가능하다. 정부와 여당은 진상을 은폐·조작하기 위해 부심 하는 국방부와 공범이 될 것인지, 성추행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위한 길에 함께 나설지 선택해야 한다. 유보된 정의는 또 다른 비극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오랜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21. 09. 28.

군인권센터 / 천주교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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