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딜레마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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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딜레마 벗어나기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0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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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반도뿐 아니라 세계 최대이슈는 미국 MD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갈등이다. 미국은 '총알로 총알을 맞추듯이' 미사일을 미사일로 맞춰 자국의 국가안보만이 아닌 전지구적으로 군사지배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MD란 1980년대 초 레이건 행정부 시절 추진되던 전략방위계획에 뿌리를 둔 대규모대공방어망인 소위 '스타워즈'계획의 연장으로서, 기술적인 문제로 주춤거리다가 지난 1월 집권한 부시정권 이후 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 북한은 물론 유럽에서도 미국의 MD추진으로 인해 세계적인 군비경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그때마다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위협을 강조하며, 한반도를 볼모로 하고, 북한을 희생양으로 삼아 이의 필요성을 강조하곤 한다. 이로 인해 북미간에 협상이 교착상태로 빠지고 55년만에 찾아온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통일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부시정권의 대북강경론에 미국내의 온건파들은 "어떤 악마가 정부를 대변하는지 모르지만 대북강경책은 MD를 정당화하려는 구실"이라며 부시의 외교안보 노선에 제동을 걸고 있는 목소리도 있다. 그 '어떤 악마'란 다름 아닌 부시공화당집권에 막대한 정치자금을 투자한 군수산업 자본가들로, 이들은 정부와 정당, 민간싱크탱크(thinktank), 언론과 긴밀히 연계되어 전방위적인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한 예로 올해에 있을 남한정부의 군비증강사업에 대해 미국의 대통령, 국무장관, 주한미대사, 주한미사령관, 상원의원 등이 무기판촉사원으로 등장하여 온갖 압력을 행사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문제는 MD에 관한 남한정부의 입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인데, 그 동안 남한정부는 "MD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정치적 선언을 해왔다. 하지만 그러한 발언과는 별개로 MD에 대한 남한정부의 이중적 태도에 문제가 있다. 현재 남한은 건국이래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4조3천억원을 배정하는 등 총 10조6천억원의 군비증강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도입 예정된 무기인 PAC-3 등은 MD체계에서 유일하게 개발이 완료된 무기체계이다. 그런데 무기는 구입하고 참여는 안 한다? 현재의 한미연합방위체제에서 군사주권도 없는 남한정부가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은 공허한 정치적 선언 그 이상도 아니다.

그러므로 남한정부가 MD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반도 문제의 자주적 해결을 위해 당당하게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평화군축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귀중한 국민의 세금이 사람 죽이는 전쟁무기를 사는데 쓰여지지 않고 실업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복지비로 사용되어질 때 국민의 지지를 받아 미국으로부터 자유롭고 당당해 질 수 있을 것이다.

[교회와인권 66호] 오두희 불평등한 SOFA 개정 국민행동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