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감시카메라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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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감시카메라 '천국'
  • 정상훈
  • 승인 2004.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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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AP 연합뉴스]

"폐쇄회로 TV(CCTV)가 섹스광을 쫓는다", "매춘방지를 위해선 CCTV를 구입하라", "CCTV가 코로이든(런던의 남부 도시) 축구장 난동을 보여준다"
이같은 영국의 신문 헤드라인들은 누군가가 언제나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국은 사실상 감시카메라 천국이 됐다.

약 420만대의 CCTV가 영국 사람들이 일을 보기 위해 돌아다니는 동안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버스를 타거나 은행에서 줄을 서 있거나 런던시내를 운전하는 것 등 모두가 감시대상이 돼 버렸다.

이런 현상은 디지털 비디오와 값싼 메모리칩, 정교한 소프트웨어가 등장함에 따라 가능하게 됐다.

이에따라 영국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서와 같은 감시가 만연한 나라중 세계에서 으뜸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아마도 영국이 아일랜드측에 의한 테러를 경험한데다 오늘날엔 더 나쁜 테러를 감시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감시 카메라들이 범죄를 예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에 반대하는 주장도 있고 시민의 자유를 주장하는 이들의 분노가 있음에도 영국 사람들은 대개 감시받는 것을 편안하게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2개월동안 영국 경찰은 다양한 사건을 조사하면서 CCTV를 이용하거나 공개했다.

이들 사건은 12세 어린이가 총을 이용해 가게를 턴 것을 비롯, 의사가 실종된 사건, 아버지와 아들이 열차에 치인 사고, 학교에서 랩톱 컴퓨터가 도둑맞은 것, 축구장에서 관중이 난동을 부린 것 등이다.

감시 카메라들은 도심은 물론 쇼핑 몰, 열차역, 대학구내, 공원, 해변, 주차장, 공항, 사무실, 학교 등 웬만한 곳에는 대부분 설치돼 있다.

인권단체 '리버티'의 대변인 배리 허길은 "영국은 거의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아마도 세계 제일의 감시 수도가 됐다. 유럽에선 확실히 감시 수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따른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노동조합측은 노동자들의 행위를 카메라로 불법 모니터하는 것이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 전문가는 CCTV가 차량절도나 가게 좀도둑질을 잡아내는데는 유용했지만 성폭행이나 폭행 등을 예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