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세진.이재호 열사 20주기 기념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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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세진.이재호 열사 20주기 기념식' 열려
  • 김덕진
  • 승인 2006.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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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지나도 변한 것은 없다"
“애들 소원이 자주 평화 통일이라는데 20년이 지나도 변한 것은 없다. 내 죽기 전에 통일되고 주한미군들 모두 물러나야 죽어서도 재호와 세진이를 볼 수 있을 것 아니냐!”

'김세진.이재호 기념사업회(회장 장유식)'가 29일 오후 2시 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관에서 동문, 유가협 등 사회민주단체 소속회원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故 김세진.이재호 열사 20주기 기념식’을 개최했다.

"재호 소원은 자주 평화 통일"

이날 이재호 열사 어머니 전대순씨는 “재호 소원이 자주 평화 통일이래고 미국이 물러나야 통일이 된다는데 세상물정 모르지만 20년이 지나도 변한 것은 없다”며 “내가 죽어 재호와 세진이를 보려면 여기 있는 이 사람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진 열사의 아버지 김재훈씨도 지난 28일 김세진.이재호 열사 20주기 교내 기념식을 주도했던 현 서울대 자연대회장 황인환씨와 추모곡을 선사해준 물리학과 81학번 이창학씨('이성지'로 활동)를 참가자들에게 인사 시키며 “20년이 지나도 잊지 않고 찾아온 모두에게 고맙지만 특히 이들에게 열사를 대신해 고마운 인사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모연대 박중기 의장은 “열사들의 20년 전 외칠 당시 그대로 인 것은 역사의 흐름을 바꿀 노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조금씩 주춤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며 “안되는지 알면서도 계속해 바꿔나가야 그들을 위로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통일문제연구소 백기완 소장은 “미국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짓밟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의 삶, 가치관, 체제를 침탈중이다”며 “이 시기 우리의 명제는 미 제국주의의 해체로 20년 동안 그럭저럭 살았으면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 열사의 뜻 이어지도록"

재학생 대표 황인환 서울대 자연대 학생회장은 열사의 편지글에서 ‘해방된 조국에서 자랑스러운 아들임을 느낄 날 올것이다. 이 날을 나의 투쟁으로 앞당기겠다’는 문구를 읽었는데 앞으로 그런 삶을 살겠다며 김세진, 이재호 열사의 후배답게 누구보다 앞장서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세진 이재호 열사를 기리는 추모문집 ‘아름다운 청년’을 편집위원들이 가족들에게 헌정하는 행사와 두 열사의 추모곡 ‘벗이여 해방이 온다’를 작사.작곡한 이창학씨의 추모곡 공연 등이 이어졌다.

또한 심리학과 84학번 김응수 감독은 추모 다큐멘타리 크랭크인을 보고하며 “규모는 작지만 뜻깊은 영화를 만들 기회를 갖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 만드는 데 돈 많이 드는 거 아시죠”하며 동문들의 후원을 요청했다. 영화는 1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내년 추모식 즈음의 상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세진.이재호 기념사업회 장유식 회장은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 20년 뿐 아니라 30년, 40년 계속 열사의 뜻이 이어지도록 하자”고 독려했다.

1986년 4월 28일 오전 9시경 당시 서울대생이었던 故 김세진, 이재호 열사는 신림4거리에서 “반전반핵 양키고홈”, “미제의 용병교육 전방입소 반대”를 외치며 분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심한 화상으로 끝내 숨졌다.

두 열사의 분신은 80년대 내내 계속된 목숨을 내건 격렬한 '반미항쟁'의 도화선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두 열사의 추모곡인 '벗이여 해방이 온다'는 이후 각종 추모집회에서 널리 불려졌다.

통일뉴스 김양희 객원기자 (tongil@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