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학교는 더 안전해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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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학교는 더 안전해지고 있는가
  • 손정혜(인권위원, 변호사)
  • 승인 2009.08.2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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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권리의 충돌을 생각하며
학교폭력-만성적인 골치병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어언 10년 동안 각 사회구성원들은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각종의 정책과 제도를 만들었고, 심지어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 등의 법률까지 제정᛫시행하였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그러한 노력으로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학교는 좀 더 안전해졌을까? 수개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과 학교폭력 예방 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필자가 학교현장의 선생님들로부터 생생하게 듣는 현실은 아직도 학교 내의 폭력, 갈취, 왕따의 현상은 사라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 폭력의 문제는 어찌하여 이렇게 고질적인 불치병으로 우리 사회를 괴롭히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혹자는 이는 청소년기는 질풍노도의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격변하는 사회에서 학생들의 욕구 불만족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 현 교육시스템의 미비에서의 좌절감과 일탈현상, 폭력적인 영상매체, 게임 등의 접근 용이성 등에 원인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청소년기의 폭력이 이런 원인으로 발생된다고 하더라도 그동안의 많은 사회적 관심과 제도시행, 법률제정, 폭력예방교육 등의 다방면의 학교폭력근절 대책에도 꿋꿋하게 뿌리를 뻗고 있는 학교폭력의 실체에 대하여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을 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가해학생의 빠짐없는 처벌을 중심으로

필자는 이에 대해 이제는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분상의 특수성인 “학생”이라는 점을 중시해 가해학생의 인권까지 보호하려는 정책보다는 피해학생의 인권 보호에 더 중점을 두고, 가해학생에 대한 철저한 처벌이 이루어지는 제도가 정착이 되어야, 학교폭력이 근절되고, 궁극적으로는 전체 학생 모두의 인권이 보호될 것이라는 나름의 소견을 밝히고 싶다. 사실 요즘의 학교폭력은 그 위험성에 있어 성인들의 조직폭력 범죄와 비교해도 그 잔인성이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무자비, 무차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그 행태 역시 하나의 세력을 결집하여 집단의 힘으로 소수의 힘없는 아이들을 갈취하고 폭행하며 가혹행위를 하고 있어 과거 아이들의 성장통 정도로 치부될 정도의 아이들 싸움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고, 이는 엄격히 말하면 형법상의 공갈죄, 협박죄, 폭행죄, 상해죄, 모욕죄 등의 각종의 범죄행위를 구성하는 범죄행위들인 것이다.

그러나 학교 내에서 발생되었고, 당사자들이 아직은 어른들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미성년자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그동안 학교내부에서는 학교의 명예가 실추될 염려로 쉬쉬하는 분위기의 방어기제를 작동하였고, 가해학생의 처벌에 있어서도 그 학생마저 보호되고 기회를 주어야 하는 학생이라는 보호심리가 작용하여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 처벌, 예방의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사회의 형사재판에 비유하여 생각하여 보면 판사는 그 형사법정 안에 피고인만 나와 있어 피해자의 눈물이 현실로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범죄의 피해자를 늘 염두에 두어 정당한 심판을 내려야 하는 것과 같이, 설사 피고인이 반성하고 앞으로 개선할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를 쉽게 용서하여 쉽게 무죄로 인정하거나, 집행유예 선고로 풀어준다거나 하면 이는 결국 사회정의를 무너뜨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 내에서도 마찬가지로 학교 내의 폭력 범죄발생 시에 가해학생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그에 맞는 정당한 처벌이 이루어질 때 그것은 결국 소수의 가해자들에게는 합당한 처벌을 함으로써 잠재적 폭력자에게 예방적, 경고적 메시지를 남기고, 아울러 잘못 없이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게는 명확히 자신들은 피해자고 가해자들이 불법적인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는 사실을 공연히 인정해줌으로써 도덕적인 보상감과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교육적인 장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선징악의 단순한 진리에 따라

우리는 누구든 청소년기를 보내고, 그 청소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인생의 가치관, 도덕관, 성격 등이 상당부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든 공감한다. 그 가치관과 도덕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우리 아이들에게 폭력행위는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무서운 범죄이고, 그러한 범죄는 마땅히 강한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느끼게 해 줄 때 아이들은 스스로 정의로운 감정과 타인에 대한 존중 그리고 권선징악이라는 보편된 교훈에 따라 살아갈 용기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죄를 짓는 사람보다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이 편안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