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독립성 부정한 위원장은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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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독립성 부정한 위원장은 처음"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09.09.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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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 현병철 위원장 '말 바꾸기'에 "정치적 탄핵" 나서
▲ 전국 86개 인권단체들이 모인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인권찾기공동행동)은 2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1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 위원장이 국가보안법 존치 발언에 이어 다시 한번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중의소리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또 다시 기존에 밝혔던 소신과 상이한 발언을 해 인권 단체들이 현 위원장을 사퇴시키기 위한 정치적 탄핵 운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현병철 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운영위)에서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이 인권위가 독립기구인지 행정부에 속하는지 묻자 "법적으로는 후자다"라고 답변했다. 또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이 인권위 규모를 21% 축소한 것이 일방적인 조치냐고 묻자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현 위원장의 답변은 취임초기 인권단체들이 현 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뒤집은 것이다.

현 위원장은 당시 답변서에서 '(국가인권위는) 정부로부터 당연히 독립해 존재해야 한다. 현 정부가 인권위 조직을 축소한 것은 국가인권기구의 기능과 역할을 몰이해한데서 비롯된 것이며 그 방법 또한 매우 일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 위원장은 앞서 지난 8월 인권단체들이 국가보안법 존치 여부를 묻는 공개질의서에서도 "국가보안법에 대한 기본입장은 인권침해법이라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가 이 후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선 안 된다는 것이 내 소신"이라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이같이 말바꾸기가 계속되자 인권단체들이 발끈했다.

전국 86개 인권단체들이 모인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인권찾기공동행동)은 2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인권위 건물 1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 위원장이 국가보안법 존치 발언에 이어 다시 한번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배여진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 신수경 새사회연대 정책기획국장 등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인권 활동가 11명은 취임 초기 인권단체들이 현 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질의서에 했던 답변이 국회 운영위에서 다시 한번 뒤집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기자회견 도중 인권위 독립성에 대한 현 위원장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공개 질의서를 접수한 참가자들은 이날부터 현 위원장에 대한 정치적 탄핵운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배여진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는 "현 위원장이 국회 운영위에서 한 발언은 오답 수준이 아니라 인권위가 존립하는 근거를 뒤엎는 것"이라며 "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단체들과 함께 현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정책기획국장도 "인권위 독립성을 부정한 인권위원장은 처음"이라며 "말 바꾸기를 계속하는 것은 권력에 붙어 살겠다는 것"이라고 현 위원장을 비난했다.

▲ 신수경 새사회연대 정책기획국장은 2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13층에서 열린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요구'기자회견에 참가해 "인권위 독립성을 부정한 인권위원장은 처음"이라며 "말 바꾸기를 계속하는 것은 권력에 붙어 살겠다는 것"이라며 현 위원장을 비난했다.ⓒ 민중의소리



<민중의소리> 이준형 기자 lee@vop.co.kr
·기사입력 : 2009-09-23 17:25:43 ·최종업데이트 : 2009-09-23 18:32:09
http://www.vop.co.kr/2009/09/23/A0000026785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