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빛나는 태양
James Sinnott 메리놀수도회 신부
사라지기 전에
기록한다:
내가 사는 집 마당가 나무 아래 탁자에
둘러앉은 열한 명,
30년도 훌쩍 지난 세월
이 땅에서 있었던 사건들에 맞서
우리들이 했던 일들을 떠올리고 있다:
…
어느 이른 아침, 태양이 멈춘 듯한
30년도 지난 그 4월 9일
우리에게 태양이 사라져 버린 날,
전 세계 법조인들이
‘사법사상 암흑의 날’이라고 선언한 날
…
그래서 우리는 여기 모여 앉았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을 다시 꺼낸다.
그 끔찍한 판결에 맞서 싸우던 우리
거리를 행진하며 불렀던 노래들을
우리는 다시 부른다.
계엄령이 판치던 암흑의 시대
그들이 말하던 ‘평화로운 공공질서’를 위한 법을
깨부수기 위해 불렀던 그 노래를;
식탁에 둘러앉은 열한 명의 남자들과 여자들
오늘, 이제야 밝게 빛나는 태양
기억하라, 모여 앉아라,
우리들 또한 떠나기 전에.
[출처] 4.9 인혁열사 35주기 추모제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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