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 밀양 密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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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밀양 密陽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13.05.3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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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필요합니다.
전기는 한편, 과잉의 재화와 탐욕을 거들기도 합니다.
그 전기가 도시로, 도시로 순수를 짓밟고 지나갑니다.
고향과 생명을 지키겠다는 촌부들의 마음을 할퀴고 갑니다.

 


5월 20일부터 한국전력이 공사재개를 강행한 밀양의 초고압송전탑 건설현장에서는 칠순, 여든의 밀양 어르신들이 폭언과 폭력이 횡행하는 공사강행에 맞서 옷을 벗어가며 맨몸으로 저항합니다. 그런 맨몸으로 끌려나가고 병원에 실려가는 아득한 하루하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발전과 송전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한전과 정부가 기업들에게 싼값에 제공하고 있는 전기의 적정값, 전기 수요관리에 대한 고민보다, 당장 한전의 적자 해결에 급급하고 송전탑건설도 그 일환의 연장선이라면 공사강행이 '어쩔 수 없이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고 쉽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한밤중 텅 빈 고층빌딩에 환히 불을 밝히고, 도심의 전광판과 네온싸인을 밝히는 전기에 우리 이웃의 눈물이 묻어있음을 알고도 외면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이미 전기에 기대어 살고있는 우리 삶 안에서, 전기의 생산방식과 이동, 소비의 큰 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첩첩이 산으로 둘러싸인 밀양에서 들려옵니다.


 사진_ 장영식 (사진작가 / 부산녹색당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