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마지막 숨을 거둔 지 얼마 안 된 모습으로
우리곁에 돌아옵니다.
아이들은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었습니다.
생존보다 죽음이 더 가까운 곳에서 너무나 긴 시간을 버텨주었습니다.
차가운 어둠으로부터 우리에게 돌아오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이들은 버텨달라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었는데
우리는 구해달라는 아이들의 기도를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묵인한 부정한 정권과 자본은
생때같은 생명들을, 우리의 미래를 집어 삼켰습니다.
너무 많은 이들의 짐작할 수 없는 고통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의 마르지 않는 눈물을
하나하나 모두 주워가며 기억해야 합니다.
그 기억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려 오늘을 바꿔내지 않는다면
내일은 영영 바다 속에 매여 오지 않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속수무책으로 보내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는 이들이 돌아와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서야 그들을 멀리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_ 우경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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