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다시, 임을 위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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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다시, 임을 위한 행진곡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15.05.29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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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는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원작: 백기완 시〈묏비나리〉

작곡: 김종률  작사: 황석영, 김종률 /1982년 3월.

(사진_ 악보 원본 /광주광역시 홈페이지 공개)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정부 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 이후부터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년까지 기념식에서 제창으로 불렀으나 그 뒤로는 합창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국가보훈처는 2006년과 2009년에 공식 추모곡 국민공모를 추진한 데 이어 2012년 말 예산 4,800만원을 편성해 5․18민주화운동 기념곡 제정을 추진하면서 '5월 정신 훼손'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보훈처는 지난 5월 14일 보도자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영화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된 점을 거론하며 이 노래를 제창할 경우 국민 통합이 저해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5월 18일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주로 가서 5․18민주화운동의 유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이를 보도하면서 한 언론은 이렇게 운을 뗐습니다. “1980년 5월 18일, 국가는 절대 해선 안 될 일을 했다. 2014년 4월 16일, 국가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유가족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살아가는 동안 매년 4월과 5월을 맞이하고 함께 아파할 우리가 같이 해야할 일입니다. 국가가 진실과 책임을 밝히는 일에 손놓고 있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을 또 다시 방기하는 것입니다. 치유, 화합, 상생은 진실과 책임을 밝히는 일이 선행되지 않고는 올 수 없는 것들입니다. 진실과 책임을 밝히라고 끝까지 묻는 일. 역사가 거꾸로 흐르는 때에도 ‘산 자’의 도리를 다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