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 · 가혹행위 원인 군 자살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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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 · 가혹행위 원인 군 자살자 증가
  • 천주교인권위
  • 승인 200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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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자살한 사병 44명, 국방부 국정감사 결과
군복무 중 자살자의 자살원인이 과거 가정환경, 여자관계 등 개인문제에서 구타 및 가혹행위, 복무염증 등 부대 내 문제로 역전된 것으로 나타나 구타 및 가혹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군의 예방대책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군복무 중 자살한 군인들의 자살원인을 분석한 결과 과거 가정환경, 여자관계, 염세비관, 부채 등의 개인문제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개인관계의 자살자는 줄어드는 대신 구타, 복무염증, 처벌우려 등 부대 내 문제에 의한 자살자는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17일, 2002년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국방부가 박양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밝혀졌다.

2000년의 경우 82명의 자살자의 64.6%가 가정환경, 여자관계 등으로 자살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복무염증, 구타 등 부대 내 문제로 자살한 군인이 35.4%였고, 2001년에는 개인문제가 54.4%, 부대 내 문제가 45.5%로 격차가 좁혀지더니 올해 들어서는 개인문제는 31.8%로 크게 줄어든 대신 부대 내 문제가 발생자의 68.2%를 차지할 정도로 자살원인이 개인사생활에서 부대 내에서의 문제 때문으로 역전되었다.

박 의원은 "이는 병영 내 구타 및 가혹행위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군의 예방대책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남상덕 사무국장은 "그 동안 군은 자살 사고의 원인을 가정환경, 이성문제로 일관했다"면서 "유가족들과 인권단체가 사망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노력들 속에서 더 이상의 조작이나 은폐가 어려워서 구타 및 가혹행위로 인한 자살사고 통계가 늘어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군의문사진상규명과군폭력근절을위한가족협의회'(이하 군가협, 회장 김정숙)는 "국가를 믿고 자식을 군에 보냈더니 군대 내의 폭력문제로 아들이 주검이 되어 돌아오는 부모 심정을 정부는 애써 모른 체 한다"며 사망사고에 대한 국가책임을 주장했다.

군가협은 지난 2000년 10월 결성되어 군대 내 의혹의 죽음을 당한 사람의 가족이나 군폭력에 희생된 사람의 가족들이 모여 군의문사 진상규명과 군폭력 근절을 목적으로 결성된 단체로 군에서 사망사고가 발생시 군가협으로 신고, 접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02-777-6602 http://www.armyngo.org

오마이뉴스 정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