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바라보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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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바라보는세상
  • 조희재
  • 승인 2002.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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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화백을 만나고...
언제나 소식지 '교회와 인권'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해 주는 만평. 그 네모난 한 칸의 그림을 통해 세상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풍자하고 새롭게 이야기해 줍니다. 가을이 시작되는 무렵, 남영역 한 찻집에서 김동호 화백을 만나 뵙습니다.
세례명이 요한인 김동호 화백은 어렸을 적부터 만화를 좋아하고 즐겨 그리셨다고 합니다. 대학에 들어가 미술을 전공하고 만화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은 87년도부터입니다. 그 무렵 학생운동을 하다가 운동을 근본지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기 위해 공장에 취업, 공장에서 일을 하던 중 산재를 당해 손가락을 잃고 쉬게 되었습니다.
초창기 운동권내에 만화가 없던 시절, 공장 일을 그만 두면서 노동현장에서 만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87년 6월 항쟁 이후 민중운동 진영에 만화가들의 활동이 움트기 시작, 80년대 말 90년대 초 만화가 하나의 장르로 형성되고 만화가들의 작은 모임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돌베개 노동시리즈의 삽화와 박재동 화백과 함께 한겨레신문에 매주 한번씩 그림을 그리고 말지 삽화를 10년 정도 했습니다. 또 인천연합, 인천연대 등 지역에서 문예운동을 활발하게 하다가 지금은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문예위원장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와의 인연은 기자협회 만평을 그리다가 만화란이 없어지면서 시작됩니다. 정치적으로 사회정치 문제에 대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를 찾던 무렵 인권위에서 소식지 만평을 그려달라는 제안을 받고 흔쾌히 시작했다고 합니다.
만평을 그리면서 어려운 점은 생소하거나 낯선 주제를 구상할 때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특정한 이의 입장이 나의 입장과는 다를 때는 그림을 그리지 않으십니다. 특히 이도행씨에 대한 만평은 어떤 입장을 견지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고 완성 후에도 아쉬움이 남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인권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전화나 통신으로만 주고받고 만나 뵙지 못했지만, 무슨 이야기를 해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는 공감대가 있지 않나요?"하며 털털하게 웃으셨습니다.
부모님 두 분 다 고향이 이북이신 김동호 화백은 통일에 대한 생각이 남다릅니다. 작년 8.15평화통일대축전 때 평양에 다녀오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고 남한 민중문예운동 진영의 역량을 추스려
서 통일에 관한 공연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좀 욕심을 내서 각계 각층 민중들에게 통일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가는지 통일과 관련된 창작 작업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통일에 관한 만화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 속에서 세상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 나가시길 빕니다.